한나라당의 수도권 공천자 55명은 23일 기자회견을 갖고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국회부의장의 총선 불출마와 국정개입 중단을 요구했다. 이들은 "당 지도부와 이명박 대통령에게 대선 이후 지난 몇 달 동안을 되돌아보며 정권교체의 초심으로 민심 수습에 나서줄 것을 건의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 선거 때 이명박 대통령은 총선에서 111석이 걸린 수도권에서 50% 안팎의 고른 득표로 압승했다. 이런 지역의 한나라당 출마자들이 후보 등록을 불과 이틀 앞두고 집단 행동에 나선 것은 여당으로선 민심의 오늘이 방치할 수 없을 지경에까지 이르렀다는 절박함의 표시이다.
수도권 출마자들은 민심 악화의 주 요인으로 서민과 동떨어진 정책, 인사 파행, 공천 후유증을 지적했다. 이들은 이상득 부의장이 이런 모든 잘못을 껴안고 자신의 몸을 던지는 것만이 대통령과 당의 위기를 덮고 그것을 넘어설 계기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이상득 부의장측은 이 부의장은 그동안 문제를 일으킨 게 아니라 누군가 갈등을 만들면 그걸 푸는 역할을 해왔다면서 내심 불쾌한 기색이다. 당 안팎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이런 말에 일면(一面)의 진실이 담겨있는 것이 사실인 듯하다. 이 부의장측은 이 부의장보고 물러나라고 회견을 한 의원들의 상당수가 이재오 의원과 가까운 사실을 들어 민심을 악화시킨 건 이재오 의원 그룹 아니냐고 역공(逆攻)하려는 흐름도 있다.
이 부의장 본인 스스로 아무리 처신을 조심해 왔다지만 정부 요직 인사나 공천이 발표될 때마다 '형님 인사' '형님 공천' 소문이 나돌아다닌 것이 사실이고, 청와대나 국정원 등 정부 곳곳의 인사(人事)를 다루는 자리엔 이 부의장과 가까운 사람들이 박혀 있는 것을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알고 있다는 게 당 안에서 들려오는 소리다. 그것은 둘째치고 이 상황 속에서 대통령과 대통령 형의 관계를 먼저 떠올리며 수군대는 것이 오늘의 현실인 한, 국민을 탓하고, 경쟁자에게 손가락질만 하고 있기엔 당과 대통령의 상황이 너무나 급박하다는 이야기다.
이 부의장이 자신의 후퇴를 요구하는 주장을 거부할 수는 있다. 그러나 그것은 이 부의장 개인적 승리일지는 몰라도 그가 몸담은 한나라당과 동생인 대통령에겐 너무나 큰 부담이자 손실이 될 것이 불 보듯이 뻔하다. 이제 이상득 부의장에게 주어진 시간은 불과 이틀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