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들은 늘 내 자녀가 1등을 하길 바란다. 1등을 해야 명문대에 가고 이 사회의 리더가 되는 과정을 부모들은 지켜봐왔다. 덤으로, 자녀가 1등을 해야 부모도 폼 잡을 수 있다.

세상이 바뀌는 중이다. 더 이상 공부 1등이 사회 1등을 보장 해주지 않는다. 과거에 비해 사회가 다양화 됐기 때문일 것이다. 많은 부모들이 이런 사실을 잘 알면서도 막상 자녀에겐 '공부'를 은근히 강요하려는 유혹에 빠져든다.

올해 국내 명문대 입시 결과에 대한 조각 얘기들을 들어보면, 특목고 1등이 서울대에 떨어진 사례도 있다고 한다. 반면 학교 성적은 1등은 아니지만 서울대에 당당히 합격한 사례도 나온다.

올해에만 이런 일이 발생한 것은 아니겠지만, 앞으로 주변에서 이런 일은 흔해질 전망이다. 명문대 등이 도입하기 시작한 '입학사정관제'는 '학교 1등=명문대 입학보장'이란 등식을 서서히 깰 것이다. 성적으로 줄을 세워서 편하게 뽑던 이전과 비교하면 우리 대학들도 꽤나 발전했다.

앞으로는 국내외 대학에 진학할 때, 공부만 잘하는 '성적 1등'보다는 공부 이외에 '나만의 브랜드'가 있는 '10등'이 입학 가능성이 높을 수 있다. 이미 미국의 명문 대학들은 오래 전부터 이를 실시 해왔다. 성적이 일정 수준 이상이면 그 차이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는 게 미국 대학들의 판단인 것 같다. 다양한 배경과 특기를 가진 학생을 골고루 뽑아야 하는 대학 입장에서는 공부만 잘하는 학생만 필요한 것이 아닐 것이다.

주변을 보면 장차 미국 대학 진학을 목표로 한다며 어렸을 때부터 자녀에게 음악, 미술, 체육을 고루 시키는 가정이 많다. 대체로 방향은 맞는 것 같은데, 뭔가 부족해 보인다. 이미 많은 아이들이 이렇게 하고 있다면 내 자녀가 이들보다 '뭔가 특별한' 것은 아무것도 없는 것인지 모른다. 적어도 어느 한 분야에서만은 내 자녀가 남과 달리, 더 깊이 알고 더 체험한 뭔가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그것이 자녀가 진정으로 하고 싶어하는 것과 일치하면 금상첨화다. 초등학교에서 시험을 보면 대부분 90점 이상이라고 한다. 성적으로 차별화하기는 갈수록 쉽지 않다. 자녀가 뭔가 하고 싶어하는 게 있다면 미칠 정도로 그 뭔가를 잘하게 만들어보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