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행정안전부 실·국장급 간부가 되려면 지방자치단체에서 근무한 경험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또 자치단체들이 올린 건의사항들은 행정안전부 국장급 간부들이 미리 읽어보고 실무자들에게 가부(可否) 판단을 내려줘야 한다.

원세훈 행정안전부 장관은 17일 지방 4대 협의회장과의 상견례 겸 간담회를 갖고 "국가 경쟁력 제고를 위해서는 중앙과 지방의 적극적 협력이 필수적"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원 장관은 "취임 후 살펴보니 자치단체들에서 건의한 사항을 행안부 실무자 선에서 뭉개고 있는 게 많았다"며 "앞으로는 건의사항들을 국장들이 반드시 읽어본 뒤 '된다' '안 된다'고 명확히 답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원 장관은 또 "지금까지는 건수 위주로 중앙의 권한을 지방으로 이양했는데, 앞으로는 굵직굵직한 권한들을 이양하겠다"며 "자치경찰제, 자치교육제도가 도입되는 모습을 확실히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지방 재정 확충이 시급하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지방소비세, 지방소득세 도입 문제를 기획재정부와 협의하겠다"고 답했다.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이 행사에는 김진선 전국시·도지사협의회장(강원도지사), 노재동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장(서울 은평구청장), 박주웅 전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장(서울시의회 의장), 정동수 전국시·군·구의회의장협의회장(서울 송파구의회 의장)이 참석했다. 원 장관은 이달 초 취임 직후 지방 4대 협의회장과의 만남을 요청했고, 이에 호응해 김진선 지사가 초청하는 형식으로 이날 만남이 이뤄졌다. 행정안전부(옛 행정자치부) 장관과 지방 4대 협의회장은 현안이 있을 때 가끔 만나 왔지만 2006년 민선 4기 출범 이후에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 자리에서 노재동 은평구청장은 "자치단체장이 업무추진비로 지역 행사 때 상품을 주는 것이 선거법 위반이라고 시민단체 등에서 고발해 일부 시장·군수·구청장이 애를 많이 먹었는데 규정이 애매해서 그렇다"고 하자 원 장관은 "시장·군수·구청장 업무추진비 집행 기준을 제정해 지침을 확실히 내려주겠다"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이 모임을 정례화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