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치훈(52·사진)의 별명은 '이틀거리 바둑의 귀재'다. 기성(棋聖), 명인, 혼인보(本因坊)전 등 1인당 8시간씩 주어지는 일본 3대 타이틀 7번 승부에 조치훈은 무려 37회나 출전, 그중 29회를 우승했다. 순탄한 정상 등극도 있었지만 초인적 막판 투혼으로 절대 열세를 뒤집었던 우승이 절대적으로 많았다. 심지어 0대3으로 뒤지다가 4대3으로 뒤집은 경우도 세 차례나 연출됐었다.

그 조치훈이 또 한 번 '기적 재연'에 나선다. 19, 20 양일간 시즈오카 현 고야마(小山)서 열릴 제32기 기성전 도전 7번기 최종 7국이다. 야마시타(山下敬吾·30)에 도전한 조치훈은 이번에도 초반 1대3으로 뒤지다가 5, 6국을 연승, 3대3까지 추격한 상황이다. 7국서 승리할 경우 그는 우승상금 4200만엔(약 4억2000만원)의 일본 최고타이틀인 기성에 9년 만에 복귀하게 된다.

조치훈은 2연패(連覇) 중인 십단전서도 다카오(高尾紳路)를 도전자로 맞아 현재 5번기를 펼치는 중이다. 첫 판을 내준 상태에서 27일 2국을 갖는다.

통산 71회 우승으로 일본 최다 우승 기록 보유자인 그는 기성과 십단전 결과에 따라 2위 사카다(坂田榮男·64회)와의 간격을 더욱 벌리려 하고 있다. 50대 노장의 숙일 줄 모르는 기세, 그 끝은 과연 어디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