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아름다운 음악이라도 그 본질적 속성은 마찰과 충돌이다. 손가락이 기타의 줄을 튕겨야 선율이 흘러나오고 막대기로 드럼을 때려야 박자가 형성된다. 록은 음악의 그런 태생적 특성을 전기 장치를 동원해 더 확장시킨다. 젊음의 열정을 표현하기 위한 것이든, 불합리한 세상을 고발하기 위한 것이든 록 뮤지션에게 다듬어지지 않은 '소음(騷音)'은 중요한 표현의 도구다. 최근 네 번째 앨범 '베들램 인 골리앗(Bedlam In Goliath·사진)'을 한국에서 발매한 미국 밴드 마스 볼타(Mars Volta)는 그런 소음의 미학을 새로운 차원에서 풀어내 평단과 대중의 각광을 받고 있다.
아무리 요란해도 반복적인 기타 선율과 드럼, 베이스 리듬을 이용해 청자(聽者)들 마음에 친근함을 스며들게 하는 다른 록 밴드들의 음악과는 시작부터 다르다. 이들의 노래는 수시로 박자가 변하고 악기들의 소리는 언제 어떻게 튀어나올지 감을 잡을 수 없다. 시종 허를 찔리게 되지만 유쾌한 이유는 빼어난 완성도 때문. 어떤 악기의 '급습'에도 강렬한 기세를 유지하는 보컬 세드릭 빅슬러의 힘도 지나칠 수 없다. '일리에나(Ilyena)'는 펑키(funky)한 리듬감이 돋보이고 '토니켓 맨(Tourniquet Man)'은 전자음의 바다에 빠진 매력적인 록 발라드로 재즈적 향취까지 더해졌다. '골리앗(Goliath)'은 요즘 미국의 일반적인 록 음악에 가장 흡사한, 나름 만만한 작품. 2000년 이후 나온 주류 록 음악 중 가장 개성 있는 색깔을 보여주고 있는 밴드. 이 앨범은 미국에서 빌보드 앨범 차트 3위까지 올라가며 폭 넓은 대중적 지지를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