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력과 전쟁을 포기하는 내용을 담은 현재 일본헌법 9조에는 제네바조약 등 전쟁을 막기 위한 인류의 의지가 결집돼 있습니다. 이 조항을 바꾸는 것은 절대 안 됩니다."

일본 내의 헌법개정 움직임을 반대하는 모임 '피스(peace)9'을 이끌고 있는 천주교 오사카 교구 마쓰우라 고로(松浦悟郞·56·사진) 주교는 7일 오후 기자회견을 갖고 "평화헌법 개정보다는 오히려 이 헌법의 정신을 전 세계 국가들이 되새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천주교 예수살이공동체(박기호 주임신부) 초청으로 한국을 방문한 마쓰우라 주교는 8일 오후 서울 합정동 마리스타교육관에서 강연회를 갖고 정진석 추기경과 한국천주교주교회의도 방문할 예정이다.

마쓰우라 주교가 '피스9'을 결성한 것은 2002년이다. 그는 1991년 걸프전 때에도 일본의 자위대 파견에 반대하는 캠페인을 펼친 적 있다. 그는 "세계 5위의 군사대국이 된 일본에 대해 세계가 위협을 느끼지 않는 것은 바로 헌법 9조가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2차 대전 후 요시다 총리가 '군사력이 아니라 친구를 만들어서 일본을 지켜야 한다'고 했음에도 진정한 친구를 만들지도 못했습니다. 먼저 아시아·태평양 국가들에 진정한 사죄부터 해야 합니다."

'피스9'은 현재 일본과 남미 등에 4000여 회원이 있다. 일본 천주교주교회의는 2005년에 개헌움직임에 깊은 우려를 담은 메시지를 발표했고, 유럽과 남미의 천주교 수도자들도 계속해서 일본 총리에게 헌법개정에 반대하는 서신과 이메일을 보내고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