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최근 세계 경제 중심국의 하나이자 중요한 문화 허브로 성장하고 있다. 많은 현대적 문화센터와 박물관이 건립되고 있으며, 적지 않은 한국 예술가와 디자이너들이 국제적인 명성을 얻고 있다. 한국 영화는 칸, 베니스, 베를린 등 유럽의 국제 영화제에서 주요 부문의 상을 수상하며 '한류' 물결을 전 세계로 전파하고 있다.
현재 프랑스에서는 영화는 물론이고, 한국 음악과 디자인, 음식 등 한국 문화의 영향력이 날로 커지고 있다. 특히 지난해 열린 한국 음식 축제의 성공 이후 파리에 불고 있는 한식 열풍은 놀라울 정도다.
프랑스 내에서 일고 있는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은 양국 간 오랜 교류의 열매라고 할 수 있다. 그것은 김환기 이응노 김창열 정명훈 등 가장 영향력 있는 한국 출신 예술가들이 한국과 파리를 오가며 왕성하게 활동해 온 결과다.
프랑스 문화에 대한 한국인들의 관심 또한 매우 높다. 내가 한국인들의 문화에 대한 열정 중에 가장 인상 깊게 느꼈던 것 중 하나는 프랑스 문화예술을 프랑스인 못지않게 사랑한다는 것이다. 특히 프랑스 문화원을 자주 찾는 사람들은 프랑스 뮤지컬과 영화 등 프랑스 문화에 대한 마니아층이 두꺼울 뿐 아니라 프랑스 문화에 대한 지식 또한 매우 뛰어나다. 지난 2006년 가을부터 2007년 7월까지 한·불 수교 120주년 기념으로 열린 〈루브르 박물관전〉에 대한 한국 내의 관심은 놀라울 정도였다.
그리고 이제 한국인들은 그 감동을 프랑스 파리 루브르 박물관 현지에서도 느낄 수 있게 되었다. 연간 10만명에 이르는 한국인 관람객들이 파리의 심장부에서 한국어로 소개되는 자랑스러움을 느끼며 더욱 수준 높은 관람 서비스를 체험할 기회를 갖게 된 것이다.
루브르의 한국어 안내 서비스는 민간 기업인 대한항공의 후원으로 이뤄졌다. 이처럼 자국 문화를 해외에 알리고, 자국민의 해외문화 이해를 높이는 데 민간 기업들이 앞장 서 수준 높은 문화 마케팅 활동을 보여주는 것은 인상 깊은 일이다. 삼성전자가 퐁피두 센터, 로댕 박물관, 루브르 박물관, 베르사유 등에 LCD TV 등의 제품을 제공하거나 현지 문화행사를 후원하고 있는 것을 비롯해 LG전자도 러시아와 중동에서 LG페스티벌을 벌여 지역 주민들에게 문화 체험의 기회를 주고 있는 등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들이 유럽을 비롯해 세계 각지에서 다양한 문화마케팅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프랑스 기업들 역시 르노 자동차가 밀레전, 고흐전, 노트르담 드 파리 뮤지컬 등 각종 전시회 및 공연을 후원하고 있는 것을 비롯해, 테팔 브랜드로 유명한 세브사가 정기적으로 미술 전시회를 개최하는 등 각종 문화 마케팅 노력을 통해 양국 간 문화교류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일본의 소니가 지난 2000년 베를린에 복합문화공간인 소니센터를 건립해 각종 문화후원활동을 전개하고 있으며, 최근 IBM이 자사 IT를 활용해 인터넷상에 러시아의 에르미타주 미술관을 관람할 수 있는 명화 디지털 도서관을 구축하는 등 이제 문화마케팅은 하나의 세계적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는 듯하다. 그것은 후원이나 기부 차원을 넘어 해당 기업의 이미지를 소비자들에게 각인시키기 위한 가장 고급한 판매 전략이라 할 수 있다.
와인은 오랜 시간 동안 잘 숙성되면 더욱 깊은 맛과 향을 가지게 된다. 루브르 박물관 한국어 서비스와 같이 양국을 대표하는 기업들의 문화후원을 통해 더욱 깊이를 더해가고 있는 한국과 프랑스의 문화예술 교류도 진귀한 와인 같은 관계로 발전하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