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언<사진> 전 체육청소년부장관이 모 체대 무용과 K(여·47) 교수를 상대로 벌이고 있는 100억원대 횡령혐의 고소사건은 세간의 관심을 증폭시켰다.
두 사람은 어떤 관계일까. 처음 만난 건 1998년 6월로 K교수가 박 전 장관 연구소(한국복지통일연구소) 사무실을 출입하며 업무를 돕고, 한일 문화교류 때 공연을 해주며 신임을 얻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박 전 장관 주최 한 문화세미나에서 K교수가 축하 공연을 하는 등 공식 석상에서 자주 모습이 보였다. 박 전 장관은 "후원자 중 하나로 연구소 일 때문에 만나는 사이였다"고 했고, K교수는 이에 대해 입을 다물었다.
왜 K교수에게 돈을 맡겼을까. 박 전 장관이 가까운 친지와 측근에게 '배신'당한 일과 무관치 않다는 것이 관계자들 전언. 가까운 친지가 자기 명의로 돼 있던 박 전 장관 돈 수억원 중 일부를 수년 전 가로채자, 박 전 장관은 고교 동창인 모 은행 지점장 서모(67)씨에게 그 친지 명의로 남아 있던 10억여원을 맡겼다. 그러나 이번엔 서씨가 그 중 3억6000여만원을 가져간 혐의로 작년 6월 박 전 장관에 의해 고소당했다. 그런 일이 있고서 박 전 장관은 50여개 계좌에 나눠 차명관리하던 돈을 K씨 명의로 모두 돌려놨다는 것. 박 전 장관은 "가족 관계를 속인 K교수에게 넘어간 것이 발단"이라고 주장했다. K교수가 아버지는 지방자치단체 공무원, 오빠는 국내 대기업 상무 등으로 소개하며, 평소 가족 예금이 많아 은행으로부터 높은 이율을 적용받는다고 말했다고 한다. 하지만 K교수가 100억원대 돈을 다 인출해 간 뒤에야 가족 내역을 파악해보니 전혀 사실과 달랐다는 것이다.
박 전 장관은 이 돈에 대해 "1987년부터 통일 문제에 관한 연구소를 운영하면서 재단 설립을 목표로 가족들 돈을 모아 기금을 마련해놓았던 것"이라며 "출처에 대해서는 공증까지 마쳤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오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비자금 의혹을 부인했다. 또 "K교수 등은 자기들이 통장을 관리했다고 하지만 통장은 모두 한국복지통일연구소에 갖고 있었고 그들은 은행 심부름만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내가 부덕해서 이런 일이 생겼고 주변 사람들에게 수고와 걱정을 끼쳐 미안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