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 화가 운사(雲史) 성기열

한국을 대표하는 호랑이 화가 운사(雲史) 성기열(成基列·66). 호랑이 그림만 20여년을 그려온 화가다.

그가 지난 3일부터 오는 9일까지 대구문화예술회관 전시실에서 개인전을 열고 있다.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개인전을 연 이래 4년만이다.

그런데 이번 전시회에서는 호랑이 그림은 커녕 그림자 조차 볼 수 없다. 전시된 작품들은 그의 내면세계를 담은 웅혼한 기백이 감지되는 것들이다. 강한 먹색에 약간의 담채를 곁들였다. 겨울나무, 우리이웃 등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소재들이 등장한다. 이 소재들이 그의 붓길에서 생략되고, 절제되고, 응축돼 추상적이면서도 상징적인 모습으로 재탄생했다.

작품의 소재나 화풍이 바뀐 것에 대해 성기열 화백은 "그동안 고민도 많이 하고 했는데, 그전까지 팔리는 그림, 고객을 염두에 둔 작품이었다면 이제는 나 자신의 그림을 그리려 한다"고 밝혔다. 또 "그전까지 단순한 그림쟁이였다면 이제부터는 예술가로서의 길을 가고 싶다"고도 말했다.

10년 이상 당뇨와 싸우면서도 건강을 유지해온 비결은 술을 끊고 운동을 꾸준히 해온 덕분이라고 했다.

성기열의 작품‘夜都’

지금까지 국내외에서 개인전만 39회를 열었으며, 시인으로 등단한 그는 3권의 시집과 1권의 수필집을 낸 글쟁이이기도 하다.

4년전부터는 운사라는 예명과 함께 '뚜루'라는 예명을 사용하고 있다. 그는 "콧노래와 같이 신나면 내는 소리"라고 설명하면서 "이름의 의미를 너무 무겁게 하기보다는 가볍게 한다는 의미도 있다"고 소개했다.

"이제부터는 호랑이 그림을 그리지 않을 것 같다"는 그는 "좋은 그림을 남기는 것이 평생의 과업"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