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지린(吉林)성 출신인 중국 동포 허모(34)씨는 지난해 3월 한국에 왔다. 2002년에도 한 차례 한국에 와서 머문 적이 있으나, 지난해는 영구 귀화할 작정이었다. 한국에는 1994년 재혼한 어머니가 살고 있었다.

그는 입국한 뒤 취업에 필요한 노동부의 외국인 직업교육에 참가했고, 건강검진도 받았다. 그리고 특별귀하 신청을 준비하던 그에게 지난해 5월 서울 봉천동보건소에서 "건강검진 결과가 나왔으니 보러 오라"는 통보가 왔다.

보건소에는 건강검진 결과만이 아니라 법무부 직원까지 있었다. 보건소는 그에게 "HIV(후천성 면역결핍증·에이즈) 바이러스 양성이라는 결과가 나왔다"고 알렸다. '에이즈 보균자'라는 뜻이다. 그날 바로 법무부 직원은 그를 출입국관리사무소로 끌고 가 독방에 구금했다.

그는 6일 동안 구금된 뒤 "일주일 안에 중국으로 돌아가겠다"는 각서를 써주고 풀려났다. 그러나 아무 가족도 없는 중국에서는 생계를 유지하고 투병하기가 막막했다.

허씨는 지난해 7월 '출국명령 취소처분 소송'을 제기했고, 현재 서울행정법원에 사건이 계류 중이다.

3일 국가인권위원회는 허씨 사건에 대해 "에이즈에 걸렸다는 이유로 외국인에게 출국명령을 내린 것은 부당하다"는 의견을 법원에 제시했다. 일상생활로는 에이즈가 전염되지 않는데도 무조건 출국시키는 것은 인권침해라는 얘기다.

행정법원이 예정한 이 사건의 선고일은 오는 19일. 허씨는 패소하면 바로 강제 퇴거 대상에 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