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를 주차시킨 후에는 반드시 와이퍼를 떼내 챙겨가는 나라가 적지 않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면 카 오디오를 떼서 집으로 들고 들어가는 곳도 있습니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수출선적 담당 차필환 과장의 얘기다. 우리로서는 언뜻 이해하기 힘든 일이지만, 이 같은 일이 당연한 것으로 여겨지는 지역들이 의외로 많다. 현재 한국차가 수출되는 지역만도 200개국이 넘는다. 그렇다 보니 최소한 200개 이상의 별난 '차(車) 사랑법'이 있다.

경제 후진국에선 자동차야말로 부(富)의 상징이다. 1960~70년대 우리 나라가 그랬듯, 자동차 8억대 시대인 지금도 후진국에서 자가용을 운행하는 것은 상류층만이 누릴 수 있는 호사 중 하나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자동차는 '도(盜)선생'들의 주요 관심 대상이다. 앞에서 말한 와이퍼나 오디오는 물론, 타이어까지 장물(臟物) 품목이다.

심지어 자동차 그 자체도 도둑 당할 우려가 있다. 그래서 아프리카 일부 국가의 경우 차를 구입하자마자 가장 먼저 하는 게 '홍길동의 차'라는 식으로 표시를 한다. 그런데 그 방법이 다소 엽기적이다. 애지중지해야 하는 자동차가 남의 손을 탈까봐, 목장주인들이 자기 소의 귀에 낙인(烙印)을 하듯 특별한 표시를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멀쩡한 새 차를 사자 마자 유리창이나 도어, 보닛 등에 예리한 못이나 톱날로 차주(車主)의 이름을 뚜렷하게 새겨 넣는다. 고운 페인트칠을 위해 타조깃털까지 이용(2월 20일자 자동차이야기 참고)하는 메이커의 입장에서는 놀랍고 안타까운 일이되겠지만….

유럽 일부 국가에서는 '카 오디오'가 보호대상이다. 그래서 이들 지역으로 나가는 차 중에는 오디오를 탈착(脫着)하도록 사양을 적용한다. 귀가시 손쉽게 오디오를 떼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독일의 경우 아예 카 오디오가 없는 사양을 찾는 고객도 있다. 스피커 하나에 수백 만원이나 하는 고급 오디오 시설을 자기 취향에 맞춰 설치하려는 욕심에서다. 자동차 가격보다 더 많은 돈을 투자해 나 혼자만의 '달리는 음악감상실'을 마련하는 오디오 마니아도 적지 않다는 게 수출담당자의 설명이다.

필라델피아 등 미국 동부지역에서는 차창(車窓)이 깨져도 그냥 운행하거나 비닐로 대신하는 차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차 유리값이 워낙 비싼 탓이다. 동남아 일부 국가에서는 11~12인승 승합차에 20명이 탑승하는 것은 기본(?)이다. 우리보다 체격이 작은 데다, 차가 귀하기 때문이다. 에콰도르나 캐나다에는 차와 에어컨을 따로 수출하기도 한다. 에어컨 장착 여부에 따라 관세 차이가 크다 보니, 별도로 구입한 후에 장착하는 것이 경제적으로 유리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