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밍 마케팅(naming marketing)'이란 말을 들어 보셨나요? 얼마 전 프로야구 현대 유니콘스 구단을 사들인 센테니얼 인베스트먼트측이 '팀 명칭을 파는' 네이밍 마케팅으로 운영비를 조달하겠다고 밝혀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팀 명칭을 판다는 말은 선수 유니폼에다 기업 광고를 하겠다는 뜻이에요.

지금까지 프로야구 선수 광고는 헬멧과 유니폼 상의 소매 양쪽에만 가능했지요. 앞으로는 가슴, 어깨죽지, 등허리에도 협찬기업 광고가 덕지덕지 붙게 됐습니다. 선수들은 '걸어다니는 광고판'이 되는 셈이지요.

그렇다고 네이밍 마케팅이 낯선 현상은 아닙니다. 최근 삼성 광고를 떠올려 보세요. 그룹 퀸의 명곡 '섬 바디 투 러브'를 배경음악으로, 영국 프리미어리그 첼시 선수들이 삼성 유니폼을 입고 뛰는 모습이 잠깐 나오지요? 삼성전자가 첼시구단을 인수하지 않았지만 첼시는 삼성 로고를 가슴에 달았습니다. 첼시가 네이밍 마케팅을 했기 때문이죠. 대신 삼성은 첼시에게 2005 시즌부터 1년에 1000만 파운드(약 185억원)씩 5년간 지불하는 스폰서십을 맺었답니다. 어마어마한 액수지요.

그러고 보니, 국내 프로축구 리그 중에서도 경남 FC가 유일하게 네이밍 마케팅을 하고 있습니다. 도민구단인 경남 FC는 STX와 두산중공업 로고가 새겨진 유니폼을 번갈아 입고 뜁니다. 대가로 연간 60억원의 돈을 법니다. 유니폼에다 기업광고를 하는 네이밍 마케팅은 구단으로선 괜찮은 재정확보 전략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런데 프로야구 팬 사이에서 네이밍 마케팅을 두고 불편한 반응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아마도 광고로 '도배된' 유니폼을 입은 야구선수들을 보게 됐기 때문인 것 같아요. 미국 메이저리그와 일본 프로야구에서도 네이밍 마케팅은 거의 하지 않지요. 일본 거인 구단에서 뛰고 있는 이승엽 선수를 떠올려 보세요. 단색의 깔끔한 유니폼을 입고 방망이를 휘두르잖아요.

어쨌거나 올 시즌부터 야구장에서 '걸어다니는 광고판' 선수들을 만나게 됐습니다. 굳이 스포츠 정신을 떠올릴 필요까진 없지만 형형색색 울긋불긋한 유니폼을 바로 볼 팬들의 마음은 어떨 지 모르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