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 1
기획재정부로 합쳐지는 재정경제부와 기획예산처가 합의해 지난달 말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제출한 조직 개편안은 1급을 여덟 자리 둔다는 것이다. 각각 4개씩인 양측의 1급 자리를 단 한 자리도 줄이지 않겠다는 얘기다. 서로 "그쪽에서 축소하라"고 줄다리기를 하다 양측의 1급 자리 숫자를 덧셈하는 것으로 낙착됐기 때문이다.
인수위 측은 "뺄셈을 해오라고 했는데 덧셈을 해오면 어떻게 하느냐"면서 "작은 정부를 만들려면 1급을 두 자리 정도는 줄여야 한다"고 퇴짜를 놓았다. 그러나 재경부 관계자는 15일 "꼭 줄여야 한다고 결정된 건 아니다. 인수위와 계속 협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버틸 수 있는 데까지 버텨보겠다는 얘기인 셈이다.
#사례 2
일부 부처에서는 '과(課) 빌려주기'라는 신조어가 만들어질 판이다. 조직 개편안을 손질하면서 소속된 과의 숫자가 12개가 안 되는 실(室)에 12개가 넘는 과를 가진 실의 과들을 분산 배치하는 방안을 궁리 중이다.
12개 이상의 과·팀이 모여야만 1개의 실·본부를 설치할 수 있다는 인수위의 '대부(大部)·대국(大局) 체제' 방침을 역이용한 것이다. 12개 미만의 과를 갖고 있는 실들이 폐지돼 1급 실장 자리가 줄어드는 것을 막기 위한 편법이다.
이명박 정부의 정부 조직 통폐합 개편안 발표에 따라 부처별로 인수위에 제출하고 있는 조직 개편안을 둘러싸고 관가에선 이런 풍경이 벌어지고 있다. 통폐합 부처들끼리 "우리 조직은 못 줄인다"고 티격태격하고, "이 정도 줄이면 되는 것 아니냐"라며 인수위에 매달리는 부처도 있다는 말도 들린다.
인수위 관계자는 "부처 이기주의에 오염되지 않은 조직 개편을 하고 싶은데 부처마다 '우리는 예외를 인정해 달라'고 한다"고 전했다. 새 정부가 '작은 정부'를 외치고 있어도 정작 관료 사회에선 조직 개편을 시장통 흥정처럼 여기고 있으니 갈 길이 험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