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는 신정아씨의 학력을 잘못 조회해 통보했던 미국 예일대의 리처드 레빈 총장으로부터 공식 사과 서한을 받았다고 1일 밝혔다.

레빈 총장은 지난달 31일자로 동국대 오영교 총장에게 보낸 이메일 사과 서한에서 "행정착오로 2005년 '신정아씨가 예일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것이 맞다'고 잘못 알려준 것에 대해 깊이 사과한다"며 "이러한 실수가 재발하지 않도록 새로운 학위검증시스템을 구축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레빈 총장은 "예일대학의 실수로 신정아씨의 사기 혐의를 입증하는 작업이 늦어진 것에 대해서도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레빈 총장은 이어 "예일대는 신씨의 허위 학위 취득 주장과 가짜 서류에 대한 한국 사법당국의 조사에 협조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동국대는 2005년 9월 신씨를 교수로 임용하는 과정에서 예일대에 신씨가 예일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는지를 확인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예일대는 파멜라 셔마이스터 대학원 부학장의 서명이 들어 있는 신씨의 박사 학위 취득 확인서를 동국대에 팩스로 보냈다. 그러나 신씨의 학력 위조 사건이 벌어진 지난해 7월, 동국대가 예일대로부터 받았던 팩스 문서를 공개하며 다시 확인을 요구하자 예일대는 "동국대가 갖고 있는 문서는 예일대 문서 양식과 다를 뿐 아니라 셔마이스터 부학장의 서명은 위조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때문에 동국대측은 교수 채용과정에서 가짜 박사인 신씨를 학력도 제대로 검증하지 않고 채용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그러나 당시 확인서는 담당 직원이 급하게 답변하는 과정에서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보냈던 것으로 예일대 조사 결과 밝혀졌다.

동국대 오영교 총장은 "뒤늦게나마 예일대측이 실수를 인정하고 공식 사과를 해 온 것은 다행이지만 동국대가 이 사건으로 입은 상처는 쉽게 치유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