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2위 은행인 소시에테 제네랄이 한 직원의 불법 선물(先物)거래로 49억유로(약 6조8000억원) 손실을 냈다. 1995년 외환 파생상품 거래 손실로 파산한 영국 베어링스은행 사건보다 손실규모가 5배나 되는 사상 최대 금융사고다.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사태로 흔들리고 있는 국제 금융시장에 또 하나의 악재가 터진 것이다.
이번 사건은 주식 선물거래 담당 직원이 동료들의 계좌와 비밀번호까지 도용(盜用)해 자신의 거래 한도를 넘는 투기를 벌이다 일어났다. 회사측이 일주일 전쯤 동료 직원의 제보를 받고 진상 파악에 나섰지만 이미 사고가 난 상태였다고 한다. 회사 내부의 위험 관리·통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이다.
이번 사건을 단순히 금융회사의 내부 통제 부실(不實) 문제로만 볼 것이 아니다. '고위험 고수익'의 '한탕주의'로 치닫고 있는 금융자본주의의 구조적 문제점이 드러난 사고에 가깝다. 언제 어디서나 터질 수 있는 사건이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나 주식 선물거래 같은 파생금융상품은 원래 위험을 분산시켜 손실을 줄이기 위해 만든 상품이다. 그런 파생상품이 높은 수익을 올리기 위한 수단으로 변질돼 세계 금융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이제는 전문가들도 파생상품의 위험을 제대로 평가하지 못할 정도로 복잡하고 다양해졌다. 금융시장의 세계화로 어느 한 나라에서 터진 사고가 순식간에 전 세계로 번질 위험도 커졌다.
우리 금융시장도 이런 위험에 노출돼 있기는 마찬가지다. 금융·자본시장 개방으로 국제 금융사고의 파장이 곧바로 국내로 밀려들고 있다. 해외 증시에 대한 투자가 크게 늘고 있지만 우리 금융 기업들의 위험 관리는 초보 수준이다. 국내 금융회사에서도 이 같은 사고가 터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금융 선진화와 맞물려 돌아가는 개방의 대세(大勢) 아래서 우리 기업들의 위험 관리·통제 시스템 현황을 새삼 돌아봐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