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리앗 최홍만이 드디어 정식으로 가수로 데뷔했다. 물론 K-1에서도 링에 등장할 때 근사한 랩 실력을 보여주기도 했지만, 그걸로는 성이 안 찼는지 음반까지 내고, 이번에 MBC '쇼! 음악중심'의 무대에 올랐다. '첫 무대 치고는 괜찮았다', '생각보다 노래가 괜찮았다'라는 반응이 있는가 하면, '격투기 연습만 해도 모자랄 판에 웬 딴짓이냐', '인기 좀 등에 업고 손쉽게 음악하냐'라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
나 역시도 처음에 최홍만이 가수로 데뷔한다니까 좀 갸우뚱하긴 했다. 하지만 내가 출연하는 프로그램에서 마침 첫 무대를 준비하는 최홍만을 만날 기회가 생겨서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었고 비판적인 시각에 대해서도 질문을 던져보았다. 그의 대답은 간단했다. "어렸을 적부터 꿈이었다." 그 대답 앞에서 별로 할 말은 없었다.
사실 스포츠 스타들이 이른바 '외도'를 하는 게 새로운 일은 아니다. NBA의 공룡 센터 샤킬 오닐도 정식 앨범을 내고 래퍼로 활동한 바가 있고, 격투기의 이웃동네라 할 수 있는 복싱계에서도 '황금 주먹'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가 ABC 방송의 리얼리티 프로그램인 '스타와 함께 춤을'에 출연한 바 있었다. 당시 메이웨더에 대해서도 '외도'에 대한 걱정이 꽤나 있었지만, 결국 '영국의 자존심' 리키 해튼을 KO로 무너뜨리면서 그런 비판은 쑥 들어갔다. 효도르도 우리나라에 와서 '무한도전'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지 않았던가.
물론 최홍만에 대한 비판도 이유는 있다. 메이웨더처럼 승승장구하는 분위기라면 모를까, 작년에 제롬 르 벤너에 두 번이나 지고, 에밀리아넨코 효도르에게 잇따라 패배를 기록하면서 경기력에 대한 비판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야말로 치고 받고 피 터지게 싸우는 살벌한 링에서 내려와, 분위기 바꿔서 예전부터 간직했던 음악에 대한 꿈을 펼치는 모습을 나쁘게 볼 것까지야 없지 않을까. 물론 비판의 눈초리를 들이대는 사람들의 말처럼, 최홍만의 능력이 '격투기만 해도 모자랄 판'인지는 앞으로 링 위에서 보여줄 전적이 말해 주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