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청탁으로 돈을 받은 적이 없다"고 주장하는 전군표(53) 전 국세청장과 "전 청장에게 돈을 건넸다"는 정상곤(53) 전 부산국세청장이 16일 오후 부산지법 제5형사부(재판장 고종주)에서 열린 증인 신문에서 맞닥뜨렸다. 지난해 11월 1일 검찰 대질조사 이후 법정에서 얼굴을 마주하기는 처음이다.
피고인 전씨는 증인 정씨를 직접 신문하는 시간을 얻자 "부산청장으로 간 뒤 6개월 만에 현금 7000만원과 미화 1만 불을 갖다 주는 것이 가능하기나 하냐"며 쏘아붙였다. 정씨는 "잘 보이기 위해 만날 때마다 갖다 줬을 뿐"이라고 짧게 답했다.
전씨는 "(나더러) 청장이 되더니 변했다고 했지만 본청 감사관에서 부산청장으로 간 당신이 더 변했다"며 감정을 숨기지 않고 말했고, 이에 정씨는 "그렇게 생각했다면 할 수 없다"고 담담하게 응수했다.
전씨는 "돈을 주기 위해 비행기 취소하고 KTX 타고 올라 왔다면서도 만난 시간을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고, 정씨는 "기억이 나는 한 사실대로 말씀 드렸을 뿐"이라고 답했다. 정씨는 신문이 진행되는 동안 혼자 1.8�짜리 생수통을 거의 다 마셔 가며 답변에 신중을 기했다.
이날 증인신문에서 검찰은 증인 정씨에게 서류 결재판으로 돈이 든 서류봉투를 어떻게 가린 뒤 전달했는지 재연하도록 했다. 검사가 현금 2000만원을 은행에서 직접 빌려와 서류봉투와 파일철에 각각 1000만원과 2000만원을 넣어보는 시연을 해 보이기도 했다. 결심 공판은 오는 23일 오후 2시에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