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법 제2민사부(재판장 윤현주 부장판사)는 10일 제주4·3 유족 446명이 월간조선을 상대로 제기한 '4·3사건 보도에 따른 명예훼손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기각했다.
법원은 "언론기관의 보도내용이 역사적 사실에 관련된 것일 경우에는 망인(亡人)이나 유족의 명예보다는 역사적 사실에 대한 탐구 또는 표현의 자유가 더 보호돼야 한다"며 월간조선 보도의 정당성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이번 재판의 쟁점이었던 '제주4·3사건을 일으킨 공산주의자, 무장폭도에 4·3사건 희생자가 포함되는지 여부'에 대해, 월간조선의 보도내용(2001년 10월호 '특종 국군지휘부의 자해행위')에는 희생자의 성명 등 특정인을 식별할 수 있는 내용이 전혀 포함되지 않았다고 판시했다. 또 4·3사건을 일으킨 '공산주의자' 또는 '무장폭도'의 의미는 1948년 4월 3일 무장소요사태 당시 관여한 공산주의자 등으로 한정해야 하고, 4·3사건 희생자들까지 포함되는 것으로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월간조선의 보도내용은 여순사건의 진압 과정에서 국군의 민간인 학살을 부각시킨 다큐멘터리 영화 '애기섬' 제작에 헬기 등 군 장비를 지원한 군 수뇌부를 비판한 것이고, 여순사건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4·3사건의 본질을 간략하게 기술한 것에 불과하다고 재판부는 밝혔다.
이에 대해 4·3사건 유족회는 "재판 결과를 인정할 수 없다"고 말하며 항소 의사를 밝혔다. 제주4·3사건희생자유족회 회원 등은 2002년 3월 "월간조선의 보도가 제주4·3 역사를 왜곡하고 유족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주장하며 당시 월간조선 조갑제 대표이사 등을 상대로 11억1500만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