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8일 2012년 4월 17일로 예정된 한국군의 전시작전권 단독행사에 대해 "신중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북한 핵문제 등 한반도 안보상황과 우리 국방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전작권을 넘겨받는 시기와 조건에 대한 논의를 미국측과 다시 해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국방부는 "시기 조절이 필요한지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했다.

한·미 합의에 따르면 2010~2011년에 한국군의 독자 전쟁수행 능력을 검증하고 2012년 3월경에 최종 검증과 보완을 마친다. 그 다음 달 한미연합사가 해체되면 그 후엔 한·미 양국은 별도의 지휘기구를 갖고 전시와 평시 협조는 신설되는 군사협조본부를 통하게 된다.

전시작전권은 당연히 우리 군이 행사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북한이라는 핵무장 병영 국가의 위협을 받는 특수한 운명에 처해 있다. 군사적으로 방어하는 쪽은 우세한 전력을 보유하고 있어도 기습을 허용하면 치명적 타격을 입게 된다. 우리는 북한이라는 특수 체제의 공격을, 그것도 기습을 방어해야 하는 이중의 부담을 지고 있는 것이다.

한미연합사가 해체되면 북한의 기습 징후 탐색, 위협적인 장사정포와 10만 특수부대에 대한 식별과 타격, 핵무기 동태 파악, 생·화학 공격 방어, 원자력발전소와 같은 후방 전략시설에 대한 미사일 방어 등 주요 임무를 우리 군이 일차적으로 맡아야 한다. 한 가지 임무에만도 막대한 장비가 투입돼야 한다. 그 장비의 구매와 운용에도 막대한 예산이 들어간다. 현재의 우리 군이 5년 안에 이 임무들을 모두 완벽히 소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출 수 있을지, 지금이 국가 재원을 여기에 쏟아 부어야 하는 시점인지에 대해 심각히 재검토하지 않을 수 없다. 한미연합사 해체 후 유사시 미군의 증원이 약속대로 이뤄지기 어려울 것이란 예상도 이미 수도 없이 제기돼 왔다.

북한의 내부 상황 역시 언제 급변할지 알 수 없다. 북한 급변 사태로 북한 지역에 진공 상태가 발생하면 중국이 개입하리라는 사실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일이다. 그 상황에서 우리가 단독으로 중국의 개입을 막고 통일을 이룰 수 있을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독일도 결국 미국의 힘 아래서 소련의 反作用반작용을 막고 독일 통일에 회의적이거나 불안해하는 영국프랑스를 설득할 수 있었다.

세계 미군의 구조와 배치를 크게 바꾸고 있는 미국노무현 정권의 전작권 환수 요구를 기다렸다는 듯이 수용했다. 그런 미국이 우리의 재협상 요구에 쉽게 응하리라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한·미 양국은 앞으로 있을 한국군 전쟁수행능력 최종 검증을 기존의 합의에 구애받을 것이 아니라 군사적 측면에서 전작권을 어떻게 하는 것이 대한민국의 안전과 한반도 평화와 통일에 유리한 것인지를 판단하는 마지막 기회로 삼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