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 당선자가 대선 21일 만인 8일 국회를 방문했다. 원내대표들과 만나 차기 정부 출범에 앞서 국회와의 협력관계를 모색하기 위해서였다. 정부조직 개편 등을 마무리짓기 위해서는 128석으로 원내 과반(150석)에 못 미치기 때문에 국회의 협조가 절실하다.

각당 지도부는 정책 협조를 약속했지만 따끔한 주문도 내놓았다.

◆신당, 인수위 정책 비판

원내 1당인 대통합민주신당 측은 협조를 약속하면서도 날을 세웠다. 김효석 원내대표는 먼저 "저희는 야당이 됐다" "(선거) 각론에서도 우리가 졌다"고 했다. 그는 "(한나라당의) 선진화란 게 상당히 좋은 반응을 얻었다. 선진화가 의회는 물론 각 분야에서 적용돼야 한다"며 "적극 밀어드리겠다. 창조적 야당이 되겠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 당선자가 "한나라당에도 잘 부탁한다"고 하자 "(서로) 잘 안 맞나? 여기서 부탁하시고…"라고 했으며, "한나라당은 정부 신년하례회에 몇 년간 참석을 안 했지만 저희는 그렇게 안 하겠다"고도 했다.

신당은 인수위가 2월 국회 통과를 목표로 서두르고 있는 정부조직개편부터 제동을 걸었다.

김진표 정책위의장은 과거 재무부와 경제기획원 통합의 부작용 등을 거론한 뒤, "선진국은 여론수렴과 전문가 토론 등 1년여 작업을 통해 로드맵을 만든다"며 "확실한 대안관리 프로세스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인수위의 대입 자율화와 결부된 교육부 축소 방침에 대해서도 "몇몇 전문가들 생각만 갖고 밀어붙이면 사회 갈등을 만들고, 실제 실천하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민주노동당 천영세 의원단대표는 통일부 폐지·축소 방안을 두고 "한반도 평화가 늦춰져선 안 되고 앞의 기조(대북포용정책)를 좀 받으셔야 한다"고 했다.

◆민주당 "70% 마음 생각하라"

민주당 최인기 원내대표는 "압도적 승리를 축하한다"면서 "실질적으로 유권자 30%의 지지를 받았으니 나머지 70%의 입장과 마음을 늘 생각해달라"고 했다. 투표율(63%)과 이 당선자의 득표율(48.7%)을 감안해 계산한 것이다. 최 원내대표는 "당선인의 친기업 정서는 고무적이지만 농민이 소외될까 걱정이 많다"며 "FTA 등에서 농민과 사회적 약자의 입장을 감안해달라"고 했다. 김송자 정책위의장은 "인수위원장에 여성을 임명해 감사하다"며 "먹고사는 문제(경제)와 죽고사는 문제(국방·안보)를 동시에 생각해 나라를 편하게 해달라"고 주문했다.

이 당선인의 특정인맥 편향에 대한 '주의'도 쏟아졌다. 최 원내대표는 이 당선인이 호남에서 9% 지지를 얻은 데 대해 "소외감을 갖지 말아달라"며 "호남을 국정 동반자로 참여시키겠다던 당초의 약속을 실천해달라"고 했다. 신당 김 원내대표는 "인수위 구성을 보니 호남 사람이 별로 없더라"고 했고, 민노당 천 의원단대표도 "연고나 인맥 탈피하도록 철저히 신경 써야 한다"고 했다. 이 당선자는 "제 실세는 호남사람"이라며 "제 앞에 혈연·지연·학연은 없다. 그렇게 살아오지 않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