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자 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기소된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 신정아씨에 대한 5차 공판에서 변 전 실장과 신씨를 동국대 교수로 채용한 홍기삼 전 동국대 총장 간에 '외압' 여부를 놓고 거센 공방이 빚어졌다.
서울서부지방법원 형사1단독 김명섭 판사 심리로 7일 열린 공판에서 검찰측 증인으로 나온 홍 전 총장은 "2005년 9월 말 당시 기획예산처 장관이던 변 전 실장으로부터 '동국대 왜 그러느냐. 총장이 잘 해결하세요'라는 압력성 전화를 받았다"고 말했다. 2005년 9월 당시 신씨는 동국대 조교수로 채용됐다가 일부 교수들의 반발로 사표를 낸 상태였다.
홍 전 총장은 이어 다소 흥분된 목소리로 "변 전 실장이 나이가 나보다 10살이나 아래이고, 동국대가 정부 산하기관도 아닌데, 아주 무례하고 일방적인 전화를 했다"면서 "그런 전화를 처음 받아봐 '살다 보니 뭐 이런 일도 다 있나' 하는 모욕감을 느꼈던 게 사실이다"고 덧붙였다. 홍 전 총장은 "변 전 실장이 사실을 은폐하려 한다면 형량은 줄어들지 모르겠지만, 양심의 고통은 더 클 것이다"고 변 전 실장을 비난했다.
홍 전 총장은 또 "변 전 실장이 고위 관료답게 솔직하고 당당하게 나왔으면 이렇게까지 사건이 커지지 않았다"며 "변 전 실장과 신씨는 재판이 끝난 뒤라도 사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변 전 실장은 홍 전 총장에 대한 변호인 반대 신문에서 직접 마이크까지 잡고 "신씨를 위해 전화를 할 이유도 없었으며, 전화를 했어도 그렇게 무례하게 했을 리가 없다"고 반박했다. 변 전 실장은 홍 전 총장이 진술하는 동안 고개를 양옆으로 가로저으며 어이없다는 듯한 묘한 웃음을 보이기도 했다. 변 전 실장은 "홍 전 총장의 말이 기가 차 할 말이 없다"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