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광주 동구 동명동에 작은 음악회를 할 수 있는 아담한 공간을 마련한 변욱(46·음악학과·사진) 광주신학대 교수는 "문화예술회관 등 대규모 공연장은 청중이 무대 위의 연주를 바라보는 데 그치는 경우가 많아 연주자의 한 사람으로서 아쉬움이 많았다"고 말했다.

그가 만든 공간은 장동로터리에서 법원 쪽으로 가는 동명로 가까이 위치한 '변욱 뮤직하우스'. 지휘를 전공한 변 교수가 자신의 음악실 겸 서재로 만든 30여 평 공간은 소규모 실내악단이나 개인 독주회 등에 안성맞춤이다.

피아노 2대가 놓여진 이 공간은 무대가 따로 없다. 청중들은 이 방의 곳곳에 놓여진 의자나 계단 등에 앉아 편안한 마음으로 연주를 들을 수 있도록 설계됐다. 너무 (소리가) 울리지 않도록 공간 규모와 용도에 어울리는 음향시설도 갖췄다.

변 교수는 이 공간을 큰 무대에 자주 설 기회가 없는 연주자들에게 개방할 생각이다. 1시간이 넘는 큰 연주회가 아니라도 좋다. 10분이든 20분이든 연주자가 부담 없이 자신의 음악을 들려주고, 그를 아는 몇몇이 평화롭게 그의 연주를 듣는 것으로 족하다는 생각이다. 이런 연주회를 그는 '하우스 콘서트'라고 불렀다.

변 교수는 "대규모 공연장에서 공식적으로 벌이는 연주는 웬만한 연주인들에게 상당히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라며 "전문 연주자든, 한창 수련 중인 음악인이건, 평소 자신이 즐겨 연주하는 음악을 편하게 들려줄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곳에서는 이미 지난 12월 29일 피아니스트 박수영 하우스 콘서트가 열렸다. 러시아 연주를 마치고 돌아온 박 씨는 자신의 연주용 피아노를 이곳으로 옮겨와 베토벤 소나타와 쇼팽 녹턴·왈츠 등 9곡을 들려줬다.

이 공간은 실내악단이 연습을 할 수 있는 크기라고 한다. 고교·대학생 연주자가 장차 큰 무대에 서기 전 개인 연주회를 갖는 경험도 쌓을 수 있다.

변 교수는 "음악을 사랑하는 이들 누구나 언제든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문화 사랑방'으로 가꾸고 싶다"며 "최소한의 사용료를 모아 1년에 1~2차례는 연주자들을 초청해 작은 음악회도 마련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광주 동구 동명동‘변욱 뮤직하우스’내·외부 모습.

변 교수는 조선대 의예과를 수료한 뒤, 진로를 바꿔 베를린국립음대 지휘과(오케스트라·합창)에서 석·박사학위를 받았다. 베를린심포니오케스트라 등에서 지휘 경험을 쌓았고 국내에서는 프라임필하모닉오케스트라·광주시립교향악단·코리안필하모닉오케스트라 등에서 지휘했다.

목포시립교향악단 상임지휘자, 광주오페라단 음악감독 등을 지낸 뒤 현재는 광주신학대(지휘·관현악)에서 가르치며 밀레니엄심포니오케스트라 상임지휘자, 광주오페라단 운영위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