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2월, 깊이 있고 차분한 글 솜씨로 이름난 두 선·후배 변호사가 실크로드학 전문가 정수일(73)씨와 함께 서역 여행을 떠났다. 시안에서 시작해 둔황, 투루판을 지나 서역 북로를 밟으며 서진(西進)하다가 타클라마칸 사막 남쪽으로 종단해서 호탄으로 이어지는 서역 남로를 밟는 여정이었다. 이 책은 그 여행의 기록이다.

가벼운 여행기는 아니다. 한국에 돌아와서 1년 넘게 맑게 가라앉힌 여행의 기억을 서역 역사와 문학 이야기와 함께 풀어나간 책이다. 두 저자가 이 책을 쓰기 위해서 새롭게 혹은 다시 한번 읽었다는 100권 넘는 참고문헌 중에는 '이븐 바투타 여행기' '당시집' 같은 고서(古書)가 있는가 하면 영국 작가 알랭 드 보통의 '여행의 기술'도 있고 미국 역사학자 조너선 스펜스의 '칸의 제국'도 있다.

한 사람이 글을 쓰면 다른 사람이 읽고 보태는 식으로 책에 실린 한 편, 한 편의 글을 모두 교직(交織)했다는 점도 흥미롭다. "각자 기분대로 쓴 글을 모은 것 뿐"이라고 썼지만, 어느 장(章)을 펼쳐 읽어도 문장이 정갈하고 품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