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Putin)은 도대체 어떤 사람인가?
1999년 12월 31일 당시 보리스 옐친(Yeltsin) 러시아 대통령이 조기 사임하고, 푸틴 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이 됐을 때 가장 많이 나온 질문은 바로 ‘푸틴이 누구냐’는 것이었다. ‘블랙 박스(black box·비밀)’라는 그의 별명처럼, 8년여가 흐른 지금도 이런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이 많다.
푸틴 전문가인 릴리아 셰브초바(Shevtsova·여) 모스크바 카네기국제평화재단 연구원은 미국의 외교 격월간지 ‘포린 폴리시(Foreign Policy)’ 1·2월호에 게재한 ‘푸틴을 다시 본다’라는 글에서 몇몇 의문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푸틴은 전능하지 않고 영구통치도 불가능”
푸틴은 전능(全能)하고, 오늘날 러시아의 경제적 기적을 만들었고, 영구적인 통치를 원하는 것일까. 이들 물음에 대해 셰브초바는 ‘아니다’고 단언했다. 한 사람에게 집중된 권력은 반드시 대항 세력을 낳기 때문에 전능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런 차원에서, 푸틴이 독재를 확립하긴 했으나 독재가 오래 가지는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미 러시아 국민의 70%가 서방과 같은 삶의 질을 원하고 민주주의 체제에서 살기를 희망하기 때문이다.
셰브초바는 ‘푸틴이 경제 기적을 이룩했다’는 의견에도 부정적이다. 석유·가스 등 에너지 수출이 전체 수출의 63%를 차지하는 러시아는 경제 다변화에 실패했고, 인플레이션을 잡지 못해 식료품 가격을 동결할 수밖에 없었다는 사실을 근거로 들었다.
◆"푸틴은 反美 강하지만, 국민은 美에 우호적"
셰브초바는 '푸틴의 러시아'가 반미(反美)성향이라는 데 대해 반은 맞고 반은 맞지 않다고 했다. 크렘린(대통령궁)은 적극적으로 반미 캠페인을 벌이고 있지만 러시아 국민 약 절반은 미국을 우호적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대미(對美) 우호도는 프랑스(39%)와 독일(37%)보다도 높다. 셰브초바는 푸틴이 장기집권을 정당화하기 위해 미국의 4선 대통령 프랭클린 루스벨트(Roosevelt)를 영웅시하고 있는 것은 '역설적'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