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에리사 태릉선수촌장… “세계 10위권 지키는 게 목표”
"베이징 올림픽에서의 목표는 물론 세계 10위권을 지키는 것이죠. 하지만 몇 개의 금메달을 따겠다고 말하는 것보다 과정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매일매일 한 방울의 땀이라도 더 쏟는다면 기대한 만큼의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겁니다."
다시 돌아온 올림픽의 해. 국가대표 선수들을 이끌고 있는 이(李) 에리사 태릉선수촌장(泰陵選手村長)의 화두는 '땀'이다. 탁구 선수로 세계 정상에 섰던 이 촌장은 훈련할 때 흘린 땀 한 방울이 메달 색깔을 결정하는 결승전의 한 포인트로 이어진다는 진리를 누구보다 잘 안다고 했다.
이 촌장은 이번 베이징 올림픽이 역대 대회 중 가장 어려운 올림픽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주최국 중국이 전 종목에 걸쳐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 특히 한국의 전략 종목인 양궁, 태권도, 유도 등에서 중국의 실력이 급성장, 금메달 전선에 먹구름이 드리워졌다는 분석이다.
"얼마 전 우리 관계자들이 중국 선수촌을 방문했었는데 중국 선수들의 눈빛이 우리와 다르다고 하더군요. 자국에서 열리는 이번 올림픽에서 반드시 좋은 성적을 올리겠다는 의지가 진짜 강하답니다. 우리 선수들도 정신무장을 다시 해야 합니다."
그에 대한 한국의 대비책은 역시 선택과 집중. 금메달이 유망한 12개 '정책 종목'에 집중 투자를 해 확실한 우위를 지킨다는 전략이다. 대한체육회는 텃밭인 양궁 외에 태권도와 박태환의 수영, 레슬링, 유도 등을 전략 종목으로 꼽고 있다. 남녀 핸드볼도 최근 아시아 예선 재경기가 결정돼 메달 가능성이 훨씬 높아졌다는 게 체육회의 분석이다.
아시아의 라이벌인 일본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베이징에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했다. 아테네 올림픽에서 금메달 16개를 따내며 종합 5위에 올랐던 일본은 당시 8개를 휩쓸었던 유도에서 고전이 예상된다. 중국의 실력이 급상승했기 때문. 이 촌장은 "일본도 우리와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을 것이다. 아무래도 아테네 때보다는 못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샤오텐 中 체육총국 부국장… "선수들 심리적 압박 커"
"중국대표단은 금메달 순위에서 3위 안에 드는 게 목표다. 동시에 선수들이 올림픽 정신을 발휘해 끝까지 최선을 다하고, 건전한 스포츠맨십을 발휘해 국가 이미지를 드높이기를 기대한다."
지난 12월 중순 기자와 단독 인터뷰를 한 중국 국가체육총국의 샤오톈(肖天) 부국장은 "210개 세부종목의 500여 선수들이 계획대로 올림픽을 준비하고 있다"며 "특별한 문제는 없지만 선수들이 커다란 심리적 압박감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베이징올림픽에 국민적인 관심이 집중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샤오 부국장은 체육총국이 선수들의 압박감을 줄여주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술 수준을 향상시켜 선수들의 자신감을 높이고, 어떤 시합 결과라도 받아들일 수 있도록 심리적으로 준비시키고 있다는 것. 그는 "올림픽 성적이 나쁘다고 선수를 나무라거나 처벌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대표단은 우수한 성적을 거둔 선수에게 장려금을 주는 정책을 계속 실시할 예정이라고 한다. 샤오 부국장은 "관련 부서에서 올림픽 개최 전까지 구체적인 방안을 확정해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 당시 금메달리스트에게는 20만 위안(약 2500만원)의 장려금이 지급됐고, 각 지방 정부와 기업들도 별도의 격려금을 줬다.
샤오 부국장은 중국의 금메달 유망 종목으로 탁구와 배드민턴, 다이빙, 체조, 역도, 사격, 유도 등 7개 종목을 꼽았다. 육상, 수영, 펜싱, 조정, 비치발리볼도 금메달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중국 국민의 관심이 높은 축구와 농구, 배구에서도 좋은 성적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샤오 부국장은 "외국에서는 중국이 베이징올림픽에서 주최측의 이점을 활용해 다시 이루기 힘든 좋은 성적을 거둘 것이라고 예상하지만,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베이징올림픽이 끝난 뒤 중국 스포츠의 프로화 추세가 축구, 농구, 탁구 등 소수 종목에서 다른 종목으로 광범위하게 확산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후쿠다 日 선수단장… "유도·레슬링·체조가 메달 밭"
일본은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사상 최고인 16개의 금메달을 획득했다. 하지만, 지난해 세계선수권에서는 유도, 육상 등에서 고전이 이어졌다. 후쿠다 도미아키(福田富昭) 베이징올림픽 일본선수단장 겸 일본올림픽위원회(JOC) 선수강화본부장은 “베이징은 어려운 싸움이 될 것이다. 아테네를 뛰어넘는 것은 어렵고, 어느 정도 근접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이러한 위기감으로부터 JOC는 ‘베이징 대책 프로젝트’를 발족해 금메달을 목표로 하고 있는 유도와 레슬링, 육상, 경영, 체조 등 다섯 종목을 중점종목으로 선정했다. JOC는 이 다섯 종목의 선수들에게 일본선수단 전체의 견인차 역할을 맡길 계획이다. 이 밖에 전체 사기에 영향을 미치는 야구와 소프트볼, 여자하키 등 구기종목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혹독한 훈련으로 잘 알려진 일본레슬링협회 회장이기도 한 후쿠다본부장이 전력 강화의 중점 포인트로 든 것은 ‘체력과 정신력’이다. 일본의 기술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보고 있는 후쿠다본부장은 “일본은 체격에서 떨어진다. 이를 보충하는 것이 체력이고, 강한 체력 훈련을 하면 정신력도 따라온다. 체력이 있으면 기술도 살아난다”며 분발을 촉구했다. JOC는 도쿄에 개설된 내셔널 트레이닝센터에서 대회 전 각 종목의 합동 합숙훈련을 계획하고 있다. 종목 간 체력 비교 등을 통해, ‘팀 재팬’의 결속을 다져 베이징에 도전할 생각이다.
한국에 대해 후쿠다 단장은 “일본은 아테네 메달 수에서 한국에 이겼다. 한국은 수영, 육상, 배드민턴 등에서 국제 레벨의 선수들이 늘어났다. 국가의 지원도 착실해 강적이 될 것이다”고 경계했다. 중국에 대해서는 “개최국으로서 의지가 느껴진다. 메달 수에서 미국을 누르고 세계 1위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후쿠다 단장은 일본과 중국, 한국 등 3개국이 모두 올림픽을 개최한 것을 계기로 ‘3개국에서 각 종목의 합동 합숙훈련을 하고 싶다. 상호 절차탁마해 구미에 맞설 수 있기를 바란다”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