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의 연예인들은 건방져야 살아남았다. 호통은 인기를 얻기 위한 ‘기본기’였고 잘난 척은 곧 ‘개인기’였다. 올해의 ‘건방진 어록’들과 이 시건방진 자들이 인기를 얻었던 이유를 알아봤다.
◆“닥쳐”부터 “나 때문에 방송하기 편해진 거다”까지
개그맨 박명수의 호통 “닥쳐!”는 2007년 개그의 특징을 한 마디로 보여준다. 남의 말을 듣지 않고 무작정 소리부터 지르고 보는 이 ‘시건방짐’의 극치는 “네가 뭔데 남의 인생에 깜박이를 켜고 들어와!”(지상렬), “리얼리티의 호수에 연기라는 돌멩이로 물수제비를 뜬다”(죄민수) 같은 되지도 않은 설교로 계보를 이었다.
막말과 인신공격을 넘나드는 독설도 많았다. 김구라가 방송에서 김국진을 향해 “너 그나마 나 때문에 방송하기 편해진 거다”라고 말한 것이 대표적. 이날 김국진은 결국 김구라의 멱살을 잡아 ‘건방진 개그’를 상대하는 방법은 결국 ‘처량한 개그’뿐임을 역설적으로 보여줬다.
가수 솔비는 아나운서 강수정을 향해 대놓고 “쟤처럼 살찔까봐 겁난다”라고 반말을 하다가 오히려 ‘솔직녀’라는 별명을 얻으며 화제가 됐고, MBC ‘황금어장’의 코너 ‘무릎팍 도사’에 ‘건방진 도사’라는 캐릭터로 출연하는 개그맨 유세윤은 “다른 스케줄이 워낙 많아서…” 식의 말을 반복해 오락프로그램의 ‘2인자’ 자리에 올라섰다.
◆고단한 현실, 각박한 소통
전문가들은 이런 ‘건방진 웃음’에 대중들이 열광하는 이유를 고단한 현실에서 찾았다. “현실이 피곤할수록 사람들은 구체적이고 논리적인 말보다는 윽박지르는 한 마디를 원하게 된다”(문화평론가 김종휘). 꽉 짜인 틀에 대한 풍자라는 의견도 있다. “공중파 방송이 케이블TV처럼 변하기 시작한 것. 꽉 짜인 세트 플레이를 벗어나는 직설적인 캐릭터가 팔리는 시대.”(박웅진 한국방송영상산업진흥원 연구원)
◆알고 보면 하찮잖아!
‘건방진 개그’를 하는 주인공들이 알고 보면 하찮은 사람이었다는 점도 웃음의 요인이다. 개그계의 ‘거성’으로 불리는 박명수가 알고 보면 소심하고 어리숙해서 ‘찮은이’(하찮은 이라는 뜻)라는 별명을 얻었다는 것은 이 점을 잘 말해준다. “1인자의 인기는 식혜 밥알 같은 것”이라는 지상렬의 개똥철학이나, 유세윤의 “워낙 잘나가다 보니…” 같은 ‘잘나지 못한 자들의 거만한 몸부림’에 2007년 대중들은 웃고 또 울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