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헌

지난번 ‘용호상박’ 칼럼에서 필자는 이명박 당선자를 ‘사변성룡(巳變成龍)’이라고 표현한 바 있다. ‘뱀이 변해서 용이 된다’는 뜻이다. 뱀이 용으로 변하기 위해서는 중간에 화학변화를 겪어야 한다. 마치 인삼이 홍삼으로 변하려면 중간에 솥단지에 몇 번 넣고 푹 쪄야 하는 과정을 겪어야 하는 이치와 같다. 솥단지에서 푹 찌는 과정에서 화학변화가 일어난다. 뱀이 용으로 변하려면 중간에 필요한 것은 물이다. 물이 있어야 용이 승천할 것 아닌가. MB(이명박)가 인기를 얻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청계천 복원이었다고 한다면, 이 청계천에 흐르는 물이 뱀을 용으로 만드는 촉매제가 되었다. 그러나 청계천의 물만 가지고는 부족하다.

‘청계등룡(淸溪登龍)’이라고 규정하기에는 냇물의 크기가 너무 작고 물의 양도 적다고 느껴진다. 그래서 MB는 아직 ‘이무기’ 급이라고 보여진다. 현재 상태에서 용은 아닌 것이다. 용이 되려면 물이 더 필요하다. 어떻게 물을 더 확보할 것인가. 큰 강으로 가야 한다. 우리나라 강은 낙동강과 섬진강을 빼고 대부분 서쪽을 향해 흐른다. 북쪽의 압록강부터 시작해서 대동강, 금강, 만경강, 영산강 등등의 강물은 서해로 흘러 나간다. 서해바다를 용왕(龍王)이라고 보면, 이러한 강들은 서해용왕의 ‘자식용’에 해당하는 것이다. 이 강물 중에서도 영산강이 MB와 궁합이 맞는 것 같다. 영산강은 호남의 요충지인 광주와 나주를 서해바다, 특히 신안군, 진도군 일대의 약 1500여 개 섬들과 연결해 주던 고속도로였다고나 할까.

신안과 진도군 일대의 1500여 개 섬들의 물류는 영산강을 통하여 내륙인 나주와, 광주로 집결되었던 것이다. 이들 섬들이 병아리라고 한다면 나주와 광주는 어미 닭에도 비유될 수 있다. 어미 닭이 어린 병아리들을 품고 있는 형국이다. 어미 닭과 병아리는 서로 만나야 의미가 있다. 그러자면 현재의 영산강 하구둑을 허물든가, 아니면 부분개방을 해서 막고 있는 물길을 터 주어야 한다. 영산강 80km 물길을 원래대로 복원하면 광주 서창(西倉)에서 배를 타고 나주 영산포를 거쳐 목포까지 갈 수 있고, 더 가면 흑산도까지 갈 수 있다. MB가 영산강 물길을 트면 그 길로 서해용왕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