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연세대와 고려대 등 주요 사립대가 2010년 입시부터 인문사회계열에 국사를 필수과목으로 지정한다는 방침을 밝힌 데 이어, 각 대학의 논술시험에서 역사와 관련된 문제를 출제하는 등 국사과목에 대한 중요도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많은 학생들은 국사과목을 ‘공부할 양과 외워야 할 것이 너무 많은’ 기피과목으로 여긴다. 그렇다면 국사 공부를 재미있게 하면서 논술까지 강해지는 방법은 없을까? 명덕외고 국사담당 김태훈 교사는 “토론 형식으로 국사를 공부하면 쉽고 재미있을뿐 아니라 논술실력까지 올라간다”고 말했다.
◆국사는 단순히 지식만 전달하는 과목이 아니다
국사는 지나간 역사의 기록을 단순히 전달하는 과목이 아니다. 당시의 역사적 상황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가 바탕이 돼야 제대로 알 수 있는 과목이다. 또 어디에 주관을 두고 역사적 사실을 바라보느냐에 따라서 그 해석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예를 들어 일제시대의 수탈과 개발 문제나 조선시대 붕당정치의 양면성 등은 논쟁이 일어날 수 있는 부분들이다. 이처럼 역사적 사실들은 그 내용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기 전에 그 논쟁과정을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자신의 주장을 합리적인 근거를 통해 제시하고 설득하는 토론과 논술의 형식이 국사를 효율적으로 공부하는 데 적합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왜'라는 의문을 가지고 역사를 바라보라
드라마 대조영이 인기를 끌고 있다. 발해는 우리나라의 역사이지만 중국에서는 자신들의 역사라고 주장하고 있다. 발해에서 말갈인이 상대적으로 고구려인보다 숫자가 많고, 또 말갈인을 우리 조상으로 볼 수 없는데도 왜 우리나라 역사에 포함시키는 것일까?
발해를 언제 누가 건국했느냐 하는 것 등 숫자와 이름을 외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왜’라는 의문을 가지고 역사를 바라보자. 왜 우리나라의 역사라고 보는지, 아니면 왜 아니라고 볼 수 있는지 한 번 생각해 보자. 고구려인과 말갈인이 서로 힘을 합쳐 이질적인 문화를 통합해 독특한 자신만의 문화를 만들려고 노력했던 사실은 사라지고, 우리의 역사냐, 중국의 역사냐만을 따지는 역사분쟁이 왜 발생한 것인지 따져보자. 이처럼 ‘왜’라는 의문을 가지고 역사를 바라보면 전체를 바라보는 눈이 생기고, 시대의 흐름이 자연스럽게 익혀지게 된다. 역사연표와 인물 등 단순히 숫자와 이름만 외우려고 하면 국사는 한없이 어려워질 뿐이다.
◆토론으로 국사를 공부하라
국사에 대한 기존 생각에 대해 반문하고, 자신의 생각을 다른 이들과 대화하며 조정해 가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면 결과적으로 근거를 갖고 주장하는 방법을 익힐 수 있다. 논술이나 토론 모두 근거 있는 주장을 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우선 기존 생각에 대해 반문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또 근거 있는 주장을 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생각을 다른 이들로부터 검증받아 보고, 자신의 의견을 이해시키기 위해 보다 설득력 있는 근거를 세우는 연습을 해야 한다.
국사에서도 마찬가지로 이미 예를 든 발해를 바라보는 시각, 조선시대의 사림과 붕당의 긍정성과 부정성, 해방정국과 대한민국 정부수립 시기 정치집단들의 대립 등 다양한 역사적 사실을 놓고 자신의 입장을 세우고 역사를 바라보는 연습을 해야 한다. 토론할 상대가 없다면 토론을 한다는 마음으로 역사적 사건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정리해 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김 교사는 “국사를 항상 토론으로 배울 수는 없지만 자신의 입장과 견해를 가지고 역사를 바라보면 국사과목에 대한 이해가 깊어질 뿐 아니라 다른 과목과의 연계도 높아져 결국 논술 실력이 높아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