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이인제 후보는 19일 오후 6시 서울 여의도 당사 후보실에서 혼자 대선 개표 방송을 지켜보다 15분여 만에 침통한 표정으로 당사를 빠져나갔다. 당사에 마련된 개표상황실에서 방송을 지켜본 박상천 대표 등 당직자 50여명도 이 후보가 1%의 득표율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예측한 출구조사 결과에 충격을 받은 모습이었다. 이 후보는 당사를 떠나면서 발표한 성명에서 "이명박 후보의 당선을 진정으로 축하한다"고 했다. 이어 "민주당 재건을 위해 백의종군하겠다"고 했다.

이날 당사에 모인 당원들은 대선 결과보다 향후 민주당의 진로에 대해 고민하는 모습이었다. 민주당 관계자는 "내년 총선에서 범(汎)여권의 정계개편이 불가피해졌다"고 했다. 일부 당원들은 "2002년 노무현을 당선시키고 배신당한 민주당이 반(反)노무현 정서에 또 한번 배신당했다"면서 "김대중 전 대통령도 후보 단일화 등을 주문하며 지나치게 나서 민주당만 어려워졌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