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과 영화 그리고 독서와 토론 중 어느 것이 여러분에게 더 도움이 될까요?”

강사의 질문에 초등학교 2~3학년생 30여명이 갖가지 답을 쏟아낸다.

“인터넷으로 게임을 하거나 만화영화를 보면 신나요. 그러나 책을 읽은 후 내용을 정리해 보거나 느낌을 쓰면 머리 속에 오래 남는 것 같아요.”(전유림·2학년)

“친구들과 토론을 벌이면 나와 다른 생각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김민재·3학년)

“책을 읽으면 내가 책 속의 주인공이 되어 상상의 날개를 마음껏 펼칠 수 있어 좋아요.”(최하원·3학년)

매주 화·목요일 오후 원미구 상2동주민센터가 방과후 학습으로 운영하는 무료 어린이 독서·토론교실 현장이다. 독서·토론교실은 지난해 11월 상2동주민센터가 지역 어린이들에게 책을 쉽게 접하고 발표력을 키울 수 있는 교육 공간을 마련해주자는 뜻에서 시작했다. 독서지도사 출신 강사가 어린이 고전 및 동화 읽기와 독후감 쓰기, 신문기사 읽기와 기사 작성, 논술, 역할극, 토론 방법 등을 가르친다. 어린이들은 노벨 문학상 수상자가 ‘문학과 독서의 효과’에 대해 쓴 신문 기사 등을 읽고 토론을 벌이곤 한다.

장가영(3학년)양은 “글쓰기의 육하원칙과 나의 주장, 설명, 반론 내세우기 등 논술에 대한 요령을 하나씩 배워나가다 보니 글에 대해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어린이들은 변호사나 공무원, 시인들을 초대해 다양한 직업과 문학의 세계를 알아보기도 한다. 시청이나 시의회·소방서·어린이집 등을 방문해 관공서가 하는 일을 공부하고 방문 소감을 글로 써 보기도 한다.

월1회 동장과 만남의 시간을 갖고 동네 일에 대해 토론도 벌인다. 동주민센터와 동장이 하는 일, 공원과 놀이터, 가로수 관리 등 동네 문제를 주제로 대화를 나누며 자연스럽게 발표력을 키운다.

류성렬 동장은 “처음에는 말을 더듬더듬 하던 어린이들이 만나는 횟수가 늘수록 자신의 생각을 조리있게 말하더라”며 “내년에는 상대적으로 소외된 저소득층 자녀에게 우선 혜택을 줄 방침”이라고 말했다.

주민센터는 특별히 어린이들을 위해 600여권의 책을 비치한 간이 문고실도 만들었다. 어린이들은 문고실에서 수시로 책을 빌려다 읽는다. 주민센터는 내년에 어린이 신간 책을 더 구입할 예정이다.

최정애 강사는 “초등학교 2~3학년은 말과 글을 제대로 배워야 하는 중요한 시기”라며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책과 친해지는 습관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독서·토론교실 어린이 8명은 지난 10월에 열린 부천시 평생학습축제에서 8개의 어른 팀을 물리치고 당당히 대상을 차지했다. ‘초등생들에게 핸드폰은 필요한가, 불필요한가’라는 주제로 토론극을 벌여 관객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독서·토론교실이 인기를 끌자 인근 학부모들이 너도나도 자녀들을 보내겠다고 한다. 내년에 시작되는 교실에 이미 20여명이 대기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