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은 흐르는 물이다.” 한국의 김광규 시인과 중국의 소설가 차오원셴(曹文軒)은 문학대담을 통해 ‘문학의 본질은 수성(水性)’이라고 입을 모았다. 지난 12일 중국 베이징에서 개막해 18일 상하이에서 폐막하는 ‘한중문학인대회’에서 만난 두 문인은 장르의 경계를 넘어선 문학적 공통점을 확인했다. 베이징대학 중문과 교수인 차오원셴은 소설가·아동문학가·영화시나리오작가로 두루 활동하면서 스타작가로 손꼽힌다. 그의 소설 중 장편 ‘빨간 기와’의 일부는 국내 고교 국어교과서에도 실렸다.
▲차오=김 시인의 시선집 '희미한 옛 사랑의 그림자'에 실린 시 '가을 하늘'을 특히 좋아한다. ('구름 한 점 없이/ 파란 가을 하늘은/ 허전하다/ 땅을 덮은 것 하나도 없이/ 하늘을 가린 것 하나도 없이/ 쏟아지는 햇빛/ 불어오는 바람/ 하늘을 가로질러/ 낙엽이라도 한 잎 떨어질까봐/ 마음 조인다…) 아무런 특징이 없는 하늘의 일상화된 현상을 통해 천리(天理)를 내다보게 하는 시다.
▲김=차오 선생이 한국 작가들과 함께 베이징대학에서 한 강연을 감명 깊게 들었다. '내 집은 늘 물가에 있었다'면서 개인의 구체적 체험에서 출발해 문학적 진리를 도출한 발표문이었다. 물의 결벽성, 물의 유연성, 물의 침투력을 얘기하면서 문학창작의 본질을 시성(詩性)이라고 했고, 그것은 곧 수성(水性)이라고 말했다. 내 첫 시집의 제목이 '우리를 적시는 마지막 꿈'이었다.
▲차오=중국의 옛 말에 '물은 배를 띄울 수도 있지만, 배를 뒤집을 수도 있다'는 것이 있다.
▲김=부드러운 물방울이 돌을 뚫는다는 노자의 말씀과 같은 자연의 교훈을 현대 문명 사회를 사는 독자들에게 환기시키는 일이 우리 문학인들의 임무가 아닐까.
▲차오=김 시인의 시 '잠자리'를 300여 명의 베이징대학 학생들 앞에서 낭독한 적이 있다. 나는 학생들에게 한국 드라마가 발달한 것은 그 밑바탕에 아주 수준 높은 순문학이 있기 때문이니까 우리는 한국 문학을 좀 더 잘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저는 최근 4권짜리 판타지 소설 '대왕서(大王書)'의 첫 권을 출간했다. 환상을 '반지의 제왕'과 같은 건강한 문학으로 승화시키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