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경제 신문’인 월스트리트저널을 손에 넣은 루퍼트 머독(Murdoch) 뉴스코프 회장이 저널을 개편하느라 바쁘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2일 보도했다. 머독의 저널 인수작업은 13일 이사회의 승인을 거쳐야 공식 발효된다. 그러나 성격이 급한 머독 회장은 이미 저널의 개편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다.
그는 밴크로프트(Bancroft) 가문이 저널의 모(母)회사인 다우존스를 매각하기로 합의한 지난 7월 말에 맨해튼 월드파이낸셜빌딩의 다우존스 본사 11층에 사무실을 차렸다. 그리고 경호원과 비서를 대동하고 사무실에 자주 나타나 저널의 편집인 등 편집국 간부들과 접촉하며 개편 방향을 논의해 왔다고 NYT는 보도했다.
또 뉴저지주의 사우스브룬스윅에 있는 인쇄 공장을 둘러보면서 경영 상황을 파악했다.
머독이 원하는 저널의 미래는 NYT와 전면적으로 맞대결하는 신문. 그래서 저널의 발행인과 다우존스의 최고경영진을 뉴스코프 출신으로 교체했고, 새 편집진에 미 연방정부를 취재하는 워싱턴지국을 강화하고 저널의 정치기사 비중을 확대하도록 주문했다. 정치·사회·국제 뉴스를 강화해 NYT의 경쟁지로 키우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머독의 저널 인수가 알려진 뒤 머독의 편집권 간섭을 우려해 다른 직장으로 떠난 10여명의 유능한 기자들을 직접 만나 높은 대우를 약속하며 복귀를 권유하고 있다.
머독은 또 ▲독자의 가독성(可讀性)을 높이기 위해 1면 기사를 짧게 쓰고 ▲경제신문 ‘냄새’를 빼기 위해 ‘월스트리트’라는 제호를 삭제하는 방안을 제시했다가, 내부 반발에 부딪혀 포기했다.
시간을 절대 낭비하지 않으려는 머독의 스타일은 지난 100년 이상 다우존스 컴퍼니의 주인이었던 밴크로프트 가문이 편집권 간섭을 ‘비윤리적’이라고 간주했던 것과는 매우 대조적이다. 그래서 일부에선 “머독의 저널 인수작업을 보면 마치 스포츠카를 산 젊은이가 빨리 몰고 싶어 안달하는 모습을 보는 것 같다”고 비꼬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