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투자 손실 때문에 씨티그룹에 이어 스위스 UBS은행도 중동·아시아로부터 긴급 자금을 유치하는 수모를 당했다.
UBS는 11일(현지시각) 총 130억 스위스프랑(10조6500억원)의 전환사채(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채권)를 발행해 싱가포르 국영투자기관인 싱가포르투자청과 이름을 밝히지 않은 중동의 투자가에게 각각 110억 스위스프랑과 20억 스위스프랑 어치씩 팔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계약 조건은 아직 완전히 공개되지 않았으나, 싱가포르투자청이 향후 전환사채에 대한 주식 전환권을 행사할 경우 UBS 주식 약 9%를 확보해 최대 주주가 될 전망이다.
마르셀 오스펠 UBS 회장은 이날 “UBS가 1998년 이후 처음으로 연간 순손실을 보게 됐다”며 “(이로 인한 자본 감소와 신용도 급락을 막기 위해) 해외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유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국제 금융계는 이번 계약이 글로벌 투자 은행들의 '또 한 번의 굴욕(屈辱)'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지난달 27일 세계 최대 금융회사인 씨티그룹도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국영투자기관인 아부다비투자청에서 전환사채 매각 형식으로 75억 달러를 유치했으며, 11%의 고(高)금리를 지급하면서 주식전환권 행사 시 지분 4.9%도 함께 넘겨줘야 할 형편이다. 이로써 불과 2주일 새에 미국, 유럽의 대표 은행 2개가 중동과 아시아 국영 펀드 손에 넘어간 꼴이 됐다.
금융연구원 박해식 연구위원은 “서브프라임 파문으로 인한 글로벌 대형 은행들의 손실 규모는 아직 예단하기 힘들다”며 “내년 상반기는 되어야 대체적인 윤곽이 드러날 것이며, 그때까지 제2, 제3의 씨티와 UBS가 나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