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가장 원하는 크리스마스 선물은? 두말할 것도 없이 게임기 아니면 핸드폰이다. 게임기를 원하는 아이라면 꼭 집어 '닌텐도'라고 말할지도 모를 일. 하지만 휴대용 게임기를 사준 부모들은 "제아무리 크리스마스라도 게임기만은 안 된다"며 뜯어 말린다. 중독성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일단 사주기로 했으면 '전쟁'을 각오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컴퓨터 게임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알아봤다.

◆두뇌 활동에 도움이 된다?

한국컴퓨터생활연구소 어기준 소장은 "닌텐도의 성공요인은 교육용, 두뇌계발용이라는 '포장' 덕분인데, 어차피 게임은 즐겁게 빠져드는 게임성, 즉 중독성이 반드시 뒤따른다"고 충고한다. 놀이미디어교육센터 권장희 소장은 "닌텐도가 두뇌 활동에 도움을 준다고 해도 실제로 지적 자극을 주는 프로그램은 전체 소프트웨어의 10%도 안 된다"고 지적한다. 일반 컴퓨터 게임은 더하다. 대부분 오락성 게임으로 자극적이고 폭력적이어서 아이들 뇌에 충동적 성향과 폭력적 성향을 강화시킨다는 것. 학습에도 장애 요소가 된다. "공부는 자극 없는 텍스트를 꾸준히 읽어내는 과정이니까요. 게임 좋아하는 아이들이 수업에 집중하는 시간은 고작해야 5~10분 정도입니다."

◆질리도록 하면 저절로 안 한다?

이 또한 부모들의 면피성 자기 변명이다. 어기준 소장은 "과거의 게임들은 질리기 쉬운 내용들이 많았는데 최신 게임들이나, 사람과 대결하는 예측불허의 인터넷 게임은 여간해선 질리기 쉽지 않게끔 프로그래밍돼 있다"고 말한다. 동화 '토리, 게임나라에서 탈출하다'(스콜라)에서처럼 게임 중독 초기 단계이거나 아이의 상태에 따라, 질리도록 게임을 시켜서 관심을 떨어뜨리는 경우도 간혹 있지만 이는 전문가와 상담하며 시도해야 하는 민감한 해법. 권장희 소장은 "밥은 포만감을 느끼면 그만 먹게 되지만 재미라는 욕망은 제어장치가 없다"면서, "질릴 때까지 해보라는 위험한 발상 대신, 아이 스스로 게임의 내용과 시간을 조절하고 자신의 의지로 컴퓨터를 끌 수 있는 '브레이크 능력'을 키워주는 게 우선"이라고 충고한다.

게임 좋아하면 키가 안 큰다?

게임에 빠지면 식욕이 떨어져 끼니를 굶는 경우가 많고, 운동이 부족하니 성장호르몬이 잘 분비되지 않는다. 주부 이모씨는 초등학교 1학년 아들이 자다가도 닌텐도 캐릭터 중 하나인 '마리오'를 찾아 숙면을 취하지 못한다며 울상이다. 경희의료원 한방병원 소아과 이진용 교수팀이 지난 7월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과도한 인터넷 게임으로 인한 신체증상으로 '불면증'이 가장 많이 꼽혔고 다음이 어지럼증, 뒷목 통증, 소화기 장애 순이었다. 게임 스트레스는 틱(tic) 현상이나, 흉통을 초래하기도 한다.

◆잘 활용하면 학업에 동기 부여?

많지는 않지만 간혹 '게임기 효과'를 보는 부모들이 있긴 하다. 어기준 소장은, 닌텐도에 '영어삼매경' 프로그램만 넣어준 부모에게 '다음 시험에서 전 과목 100점을 받아올테니 닌텐도의 모든 소프트웨어를 사 달라'고 협상을 벌여 악착같이 '꿈'을 이룬 아이를 예로 들면서 "잘만 활용하면 부모와 아이 모두 원하는 걸 얻을 수 있다"고 말한다. 아이의 성정에 따라서는 게임이 스트레스를 해소해주는 역할을 해주고, 게임 다루는 데 유별난 재능을 보여 아예 게임 개발자로 성장하기도 한다는 것. "건강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방향을 잘 잡아주고 관리해주면 오히려 득이 될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