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입시문제로 힘들어하고 있을 고3 학생들에게 내가 살아온 얘기를 들려주고 싶어요. 견디지 못할 정도로 어렵고 힘든 일은 세상에 없습니다.”

노래 ‘거위의 꿈’으로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가수 인순이(본명 김인순·50)가 5일 오후 서강대에서 자신의 삶과 꿈을 얘기했다. 김씨는 이날 강연에서 혼혈인으로서 한국 사회에서 가수로 성공하기까지 겪었던 시련과, 시련을 이겨낸 노력을 강연장을 가득 메운 300여 명의 학생들에게 들려줬다. 김씨는 “나이가 들면서 남들과 다른 피부색 때문에 (내가 어느 나라 사람인지) 정체성의 혼란을 느꼈다”는 말로 강연을 시작했다.

“어렸을 때 버스에서 ‘너는 파주제(製)냐 동두천제(製)냐’(파주에서 근무한 미군의 딸이냐, 동두천에서 근무한 미군의 딸이냐는 뜻임)는 질문을 받았을 때 꼭 성공하겠다고 결심했죠.” 이 말을 할 때 김씨의 눈에 눈물이 맺혔다.

그러나 한국 사회에서 혼혈인으로서 성공을 한다는 것은 쉽지 않았다. 그녀는 곱슬머리 때문에 방송출연에 지장이 많았고, 노래를 잘했지만 혼혈이라는 이유로 우리나라를 대표해 국제가요제에도 출전하지 못했다.

김씨는 좌절을 딛고 일어설 수 있었던 것은 “꼭 성공하고 말겠다”는 오기 때문이라고 했다. 김씨는 “주변에서 던지는 ‘넌 안돼’ 라는 말 한마디는 나를 좌절시키기보다는 오기를 갖게 했다”며 “날이 시퍼런 칼을 들고 ‘꼭 살아남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여기까지 오게 됐다”고 말했다.

“힘든 일이 있어도 실망하지 말고 그 자체를 즐겨보세요. 그것이 나중에 꼭 열매를 맺을 거예요.”

김씨는 “힘든 일도 한발 물러서서 보면 웬만한 사람들은 모두 겪었거나 겪을 일일 뿐, 견디지 못할 정도로 힘든 일은 없다”고 했다.

1시간30분 남짓한 강연을 마친 김씨는 학생들의 요청으로 즉석에서 ‘거위의 꿈’을 불렀다. “난 꿈이 있어요~. 그 꿈을 믿어요~.”

맨 처음 들었을 때 바로 자신의 이야기라고 여겼던 노래다. 그녀는 노래를 부른 뒤 “노래 가사처럼 지치고 힘들어도 항상 꿈을 잃지 말고 과감히 도전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