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가 주가조작에 관련됐다”는 BBK 전 대표 김경준씨의 주장은 김씨 본인뿐 아니라 부인과 누나, 어머니까지 온 가족이 동원돼 거짓말로 일관한 한 편의 대국민 ‘가족 사기극’이었던 것으로, 검찰 수사 결과 나타났다. 이들 가족의 거짓말 행진은 김씨가 지난 8월 ‘한겨레21’을 통해 “BBK 등이 이 후보 것임을 증명하는 이면계약서가 있다”고 주장하며 시작됐다. 11월 16일 국내로 송환된 김씨는 서울중앙지검에 들어서며 “(미국에서) 민사소송을 끝내고 온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김씨가 송환될 당시 김씨의 민사재판 4건은 모두 진행 중인 상황이었다. 한나라당은 ‘기획 입국’ 의혹을 제기했다.
김씨에 대한 검찰조사가 시작되자 미국에 있던 누나 에리카 김씨가 나섰다. 그는 11월 20일 한겨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동생이 한국에 가져간 것은 이면계약서 사본으로 검찰에 이미 제출했다”며 “이면계약서는 3건으로 30쪽이 넘는다. 21일 기자회견을 통해 계약서를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에리카 김씨는 21일 기자회견장에 나타나지 않았다. 에리카 김씨를 대신해 나온 사람은 김경준씨의 부인 이보라씨였다. 이씨는 “영문과 한글로 된 계약서가 4건”이라고 말했다. 하루 사이에 없던 계약서 1건이 새로 생겨난 것이다.
11월 23일에는 김경준씨의 어머니 김영애씨가 등장했다. 공항에 도착한 김씨는 여유롭게 미소 지으며 “이 후보가 BBK 실질 소유주임을 입증할 원본 계약서와 추가 자료를 갖고 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씨가 가져온 한글계약서는 가짜로 드러났다.
검찰의 수사결과 발표를 하루 앞둔 4일에는 에리카 김씨와 이보라씨 등 미국에 남은 가족들이 한꺼번에 시사주간지와 인터뷰를 하며 “검찰이 이 후보에게 유리하게 진술하도록 회유했다”는 내용의 김씨 자필 메모를 공개하는 등 반격에 나섰다. 그러나 검찰은 “김씨가 먼저 협상을 시도한 적은 있으나, 녹음·녹화가 되는 상황에서 회유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반박했다. 검찰은 에리카 김씨와 이보라씨도 김씨 횡령 사건의 공범으로 기소중지된 상태이며, ‘입국시 통보’ 조치했다고 이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