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시험을 마친 예비 대학생들이 실속을 챙기기 위한 움직임으로 분주하다. 책값이나 용돈을 스스로 벌고 사회 경험을 하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대학에서 필요한 공부를 미리 준비하는 등 내실 다지기로 바쁘기 때문이다.
5일 오후 부산 동래구 메가마트 생활 매장에서는 지난 주부터 일을 시작한 동래고 3학년 김재영군(19)이 모자라는 세제 상품을 매장 진열대로 옮기며 비지땀을 흘리고 있었다. 김군은 하루에 9시간씩 일을 하고 있다. 김군은 “대학 가기 전에 학비도 벌고, 사회 경험도 해 보고 싶어 일을 하게 됐다”면서 “힘든 것도 있지만 운동이라 생각하고 한다”고 말했다.
김군처럼 메가마트 동래점에는 지난 주부터 예비 대학생들의 아르바이트가 늘어 현재 15명이 일하고 있다. 지난 월요일 면접을 마친 5명이 추가로 채용돼 이번 주 안에 현장에 투입된다. 메가마트 이현만 부장은 “12월 들어 부쩍 늘어난 예비 대학생들의 이력서만 현재 30여 장 이상”이라며 “설을 앞둔 다음 달이면 100여 명 이상을 채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마트 사상점 등 다른 대형 할인점을 비롯해 대형 패밀리레스토랑, 영화관에도 예비 대학생들의 아르바이트 문의와 채용이 많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전했다. 기존 대학생이나 휴학생들과의 일자리 얻기 경쟁까지 벌어지고 있다.
사회 경험보다 공부를 하자고 마음 먹은 학생들도 많다. 지난 3일부터 영산대 부산캠퍼스에서는 ‘영어식 사고 훈련’이라는 ‘고교-대학 연계 학점인정 프로그램’수업이 시작됐다. 30여 명의 학생들이 강의실을 빡빡하게 채웠다. 사고의 원인, 결과, 비교 등을 통해 생각을 영어식으로 하는 방법을 배워 영어를 익히는 데 도움을 받고자 참여한 학생들이다.
이날 함께 개강해 본격적인 강의를 시작한 경성대, 부경대, 한국해양대 등에도 미리 학점을 따기 위한 학생들로 붐볐다. 오는 10일 고신대, 동명대, 동서대, 동의대, 부산외대, 인제대가, 13일 부산가톨릭대, 17일 신라대, 21일 동아대, 24일 부산대도 잇따라 개강한다. 이들 대학 14개 대학 64개 강좌에는 모두 2114명이 참여해 정원 2228명의 94.8%의 수강 신청률을 보이고 있다.
영산대 정성환 홍보팀장은 “수학능력시험 후 여유 시간에 대학이 개설한 강좌를 미리 수강하고, 대학 입학 후 학점을 인정받는 제도를 최대한 활용하려는 실속파 고3학생들이 많다”고 말했다.
대학가 외국어 학원 등에도 예비 대학생들의 등록이 잇따르고 있다. 대학가 외국어 학원 관계자들은 “취업, 유학, 여행 등 여러 가지 목적으로 영어나 일본어 공부를 미리 시작하는 고3학생들의 문의와 수강 신청이 크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한 외국어 학원의 경우 15명 가량되는 한 개 반의 절반 이상이 예비 대학생인 것으로 알려져 면학 열기가 뜨거움을 반영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