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치러진 러시아 총선에서 블라디미르 푸틴(Putin) 대통령이 이끄는 집권 통합러시아당(UR)이 압승했다. 3일 개표가 99% 이상 진행된 상황에서 UR은 득표율 64.1%로, 원내진출 하한선(득표율 7% 이상)을 간신히 넘은 공산당(11.6%)과 자유민주당(8.2%), 정의러시아당(7.8%) 등을 큰 차이로 따돌렸다. UR은 국가두마(하원) 450석 중 315석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UR이 독자적으로 개헌(改憲)을 할 수 있는 301석을 초과하는 것이다.
이번 선거는 특히 2003년 총선 때 37.6%였던 UR의 지지율을 63%까지 끌어올리고, 서방의 ‘일당독재’ 비판을 누그러뜨리기 위해 추진했던 투표율 제고(55.7%에서 62%로)에도 성공함으로써, 집권 8년차 푸틴에 대한 국민의 신임이 재확인됐다는 의미가 있다.
푸틴은 이번에 UR 후보로 두마의원에 당선됐지만 의원의 공직 겸직 금지 규정에 따라 의원직을 사퇴할 가능성이 높다. 또 ‘3회 연임에 도전하지 않겠다’고 밝혀온 만큼 오는 20일 UR의 전당대회를 전후해 내년 3월 대선에 나갈 후계자를 지명할 전망이다.
문제는 그 다음 행보다. 권력욕이 없는 후계자를 내세운 뒤 차기정부에서 총리로서 정치일선에 복귀할 수도 있고, ‘국부(國父)’로서 정치적 영향력을 유지하다가 4년 후 대권에 재도전할 수도 있다.
한편 이번 선거에서는 일부 야당이 총선 참여에서 배제됐고 당국이 선거에 개입하고 결과를 조작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반(反)푸틴 정치단체 ‘드루가야 라시야(다른 러시아)’의 가리 카스파로프(Kasparov) 대표는 선거 후 “선거제도가 강간당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