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주먹’, ‘최강의 파이터’로 1980년대초 한국 프로권투를 세계에 널리 알린 김태식(51·전WBA 플라이급 세계 챔피언)씨가 부천에서 권투장을 운영하며 미래의 세계 챔피언을 키워내느라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김씨는 지난 5월 부천시 오정구 원종동에 ‘김태식 복싱짐’을 열고 60~70명의 청소년을 가르치고 있다.
1982년 머리를 다쳐 은퇴한 김씨는 그동안 당구장·갈비집·커피숍·오퍼상 등 안 해 본 일이 없다. 이 과정에서 사기를 당해 경제적 어려움도 겪었다. 올해 초까지는 7년째 서울에서 식당을 했다. 하지만 김씨는 마음 깊은 곳에 권투에 대한 꿈과 애정을 잃어버린 적이 없다고 했다. 결국 그는 식당일을 접고 후배 양성의 길을 택했다. 적당한 곳을 물색한 끝에 부천에 자리를 잡았고 서울에서 이사했다.
1982년 은퇴 이후 25년 만에 다시 링으로 돌아온 김씨의 꿈은 세계가 놀랄 만한 권투 선수를 키우는 것이다. 그는 “지금은 권투를 외면하고 있는 지상파 3개 방송사가 중계료를 들고 찾아와 서로 권투 중계를 하겠다고 할 만한 선수를 키워내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김씨는 “그러려면 무엇보다 선수를 가장 중요하게 여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수가 없으면 집행부나 매니저·트레이너도 없습니다. 세계 챔피언을 하던 선수가 격투기로 돌아서는 것도 제대로 대접을 못 받았기 때문입니다. 누구보다 많이 땀을 흘리고 고생한 선수보다 주위 사람들이 더 많이 챙겨서야 말이 됩니까?”
권투 지망생들의 생각도 바뀌어야 한다고 했다. “권투는 때리고 맞는 것인데 요즘 선수들은 때리려고만 하지 맞으려고는 하지 않습니다. 그저 도망다니기 바빠요. 그러니 경기가 재미없고 침체에 빠지는 거지요.”
그는 프로정신을 강조했다. “프로선수는 관중에게 멋있는 경기를 보여줄 의무가 있습니다. 파이팅 넘치는 경기를 펼치는 것이 돈을 주고 들어오는 관중에 대한 예의입니다.”
그는 요즘 후배들에게 “권투는 거짓말을 안 한다”는 말을 귀에 못이 박히도록 되풀이 한다고 했다. “상대보다 펀치가 강하거나 기술이 뛰어나거나 연습을 많이 했으면 바로 표시가 납니다. 몇 번 서로 주먹을 주고 받다 보면 기싸움에서 거의 승부가 나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