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방배동에 사는 전의표(35)·김주연(38)씨 부부의 집은 지은 지 오래된 방 두 개짜리 26평 아파트다. 일단 들어서면 30평대를 방불케 한다. TV와 장식장과 소파를 치우고 거실을 서재로 바꾼 것이 넓게 사는 비결이다.
“아내가 ‘아들을 위해 결심하라’고 설득하기에 눈물을 머금고 ‘남자의 로망’인 대형 액정 TV를 포기했어요.” (남편 전씨)
“거실 한쪽 벽에 붙박이 책장과 아빠의 컴퓨터 책장을 짜 넣고 위칸에는 아빠 책, 아래 칸에는 아이 책을 넣었어요. 가족 서재가 생긴 셈이죠. 우리 집에 놀러 온 엄마들이 ‘어머, 26평 맞아?’ 그래요.” (아내 김씨)
남편 전씨는 외국계 회사, 아내 김씨는 국내 기업, 아들 기성이(6)는 유치원 종일반에 다닌다.
오후 7시 바쁜 하루를 보낸 온 가족이 거실에 모여 앉아 저녁과 과일을 먹고 책을 읽는다. 거실이 서재로 바뀐 뒤 기성이는 따로 가르치지 않았는데 한글을 깨쳤다.
벽걸이 TV가 아닌 일반 TV가 한 대 있었지만 안방으로 들어갔다. 안방에선 케이블 대신 지상파만 나온다.
아내 김씨는 “케이블 TV에서 왜 어린이 만화영화를 밤 11시, 12시, 1시까지 반복해서 틀어주는지 불만이 많았다”며 “TV가 안방에 들어간 뒤 지상파만 나오니까 아이가 정해진 프로그램만 보게 됐다”고 했다. 대신 새로 개봉하는 만화영화는 무조건 극장에 데려가서 보여준다.
부부는 냉장고와 식탁 사이의 자투리 공간에 좁고 기다란 책장을 세웠다. 간단해 보이지만 “아이의 동선(動線)을 고려한” 과학적인 인테리어다. 놀다가 간식 먹고, 간식 먹고 화장실 가는 동선에 그림책을 배치하자 아이가 전보다 자주 책을 꺼내 들게 됐다.
김씨는 “직장생활 하면서 책 많이 읽는 사람을 따라갈 수 없다는 것을 자주 느낀다”며 “아이에게 책 읽는 습관을 들여주려면 역시 거실을 서재로 바꾸는 게 최고”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