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 특별연금 개혁안을 놓고 프랑스의 공기업 노조가 열흘간 교통 파업을 벌이며 정부와 줄다리기를 했다. 이는 곧 '니콜라 사르코지(Sarkozy·사진 왼쪽) 대통령 대 베르나르 티보(Thibault·오른쪽) 노조위원장의 대결'로도 압축된다. 사르코지 대통령이 이길 경우 '파업 공화국' 프랑스의 노조 기세가 꺾이고, 티보가 이길 경우 프랑스 개혁은 물 건너 가는 형국이다.
프랑스의 공기업 특별연금 개혁에서는 베르나르 티보 위원장을 빼놓을 수가 없다. 그가 이끄는 CGT(노동총동맹)는 SNCF(프랑스철도공사), RATP(파리지하철공사)에 있는 8개 노조단체 중 최대 노조다. 이번 파업에서도 드러났듯 CGT 주도로 SNCF와 RATP 노조가 ‘실력’을 과시하면 프랑스 전역에서 시민들의 발이 묶인다.
12년 전인 지난 1995년, CGT 내 철도 부문 위원장이었던 티보는 당시 정부의 공기업 특별연금 개혁 추진에 반대하면서 프랑스 전역에서 3주간의 파업을 주도, 정부를 굴복시켰다. 이 때문에 자크 시라크 전 대통령의 오른팔인 알랭 쥐페 당시 총리가 물러났다. 티보는 이때 보여준 투쟁 실력으로 1999년 CGT 대표로 선출됐다.
1959년 파리 태생인 티보 위원장은 15세 때부터 SNCF의 견습 사원으로 일했다. 1977년 18세 나이로 CGT에 가입해 청년 조직을 이끌었다. 1987년에는 공산당에도 가입했다.
그는 철도 노조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하지만 노조 파업에 관대했던 12년 전과는 사회 분위기도 달라진데다, ‘강성 대통령’ 사르코지를 맞아 가장 힘든 고비에 섰다. 조직 안팎으로도 딜레마에 놓여 있다.
프랑스는 ‘파업 공화국’이라는 악명에 걸맞지 않게 노조 가입률은 유럽에서 최하 수준이다. 노조 가입률이 전체 근로자의 8%에 불과하다. 민간 기업 근로자들은 노조에 가입한 비율이 5%도 채 안 된다.
최대 노조 CGT도 1970년대 중반에 250만명이나 되던 노조원이 현재 60만명으로 급격히 줄어들었다. 그래서 투쟁 일변도에서 벗어나 보다 폭넓은 지지를 받을 수 있게 노조를 현대화하고 합리화해 노조원 이탈을 막는 것이 그의 큰 숙제다.
여론의 높은 지지를 등에 업고 ‘후퇴 없는 개혁’을 밀어붙이는 사르코지 정부의 강경 노선, 그리고 정부와의 과격 투쟁도 불사하겠다는 강성 노조원들 사이에서 티보 위원장이 협상 테이블에서 ‘실익’을 챙겨낼 수 있을지, 아니면 다시 거리 투쟁으로 나설지 관심거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