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는 21일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자신의 출마가 보수 우파세력의 확장을 가져온다는 논리 위에서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와 선의(善意)의 경쟁을 통해 (제가) 국민의 믿음과 기대를 모으면 당연히 제가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날 ‘선의의 경쟁’이란 말을 두 차례 했는데, 그가 말하는 선의란 정권교체 의지를 뜻한다. 이명박 후보나 자신이나 정권교체를 똑같이 바라기 때문에 선의의 경쟁을 하자는 얘기다.

이회창 후보는 ‘보수 우파 확장론’의 근거로 이명박 후보와 자신의 지지율 합계를 거론했다. 그는 “한나라당 후보 단독의 지지도가 많아야 50%, 보통 40%였는데 저까지 합하면 지금은 60~70%의 지지도”라며 “이것은 국민들이 보수 후보에 대한 지지도를 총체적으로 말씀해 주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보수세력의 후보가 선의의 경쟁을 당당히 해서 과연 어떤 것이 진정한 정권교체인지를 설명해야 한다”며 “그래서 60~70% 대다수의 국민들이 정말 보수층을 믿고 정권교체를 지지하는 마음이 돼야만 정권교체가 가능하다”고 했다. 그는 지난 7일 출마 회견에서는 “결코 보수가 분열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며 국민에게 왜 좌파의 시대가 끝나고 새로운 정권이 출현해야 하는가 확신을 드리고자 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회창 후보의 ‘보수우파 확장론’은 결국 보수 우파의 전체 지지층이 확산됐으므로 자신과 이명박 후보 두 사람이 모두 끝까지 완주해도 둘 중 한 사람이 승리하거나, 이명박 후보 또는 자신이 보수 후보 단일화를 위해 막판 사퇴하는 경우를 가정한 것이다. 실제로 그는 자신이 국민의 선택을 받지 못할 경우 “살신성인(殺身成仁)의 결단”을 밝힌 바 있다.

이회창 무소속 대선 후보가 21일 방송기자클럽 초청토론회에서 패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이회창 후보가 얘기하는 ‘선의’를 ‘악의(惡意)’로 규정하고 있다. 이회창 후보가 보수 우파의 분열을 가져옴으로써 정권교체의 길목에 빨간 불이 켜졌다는 것이다. 이명박 후보는 20일 “(이회창 후보가) 정권교체에 방해가 되고 정권교체에 암적 존재가 된다고 생각하면 본인이 그런 역사적 죄를 짓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강재섭 대표도 “(이회창 후보의 출마는) 정권교체를 열망하는 세력을 편가르기 하는 것이다. 반(反)좌파세력을 편가르기 하는 것”이라고 했다. 한나라당은 범여권 후보의 지지율이 현재는 지지부진 상태이지만 선거 막판에 이르면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 지지표를 합쳐 최소 30%를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럴 경우 이명박·이회창 후보 두 사람이 모두 나서면 패배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것이다. 한나라당은 따라서 보수 우파의 분열을 막기 위해서는 ‘새치기 출마’를 한 이회창 후보가 한나라당으로 복귀하는 길뿐이라고 주장한다. 이명박 후보는 “이 전 총재에게 항상 문이 열려 있다” “이 전 총재가 (당을) 나가려고 할 때 명분이 없어지면 돌아올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하고 있다. 한나라당 내에서는 그러나 이회창 후보가 ‘살신성인’의 길에서 갈수록 멀어져 결국 대선 끝까지 가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