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있는 ‘안네 프랑크의 나무’가 베어질 뻔했던 위기를 가까스로 넘겼다.
‘안네 프랑크의 나무’란 2차 대전 당시 독일 나치군을 피해 다락방에 숨어 살았던 유대인 소녀 안네에게 위안을 주었던 밤나무. 안네가 숨어 지낸 건물의 맞은편 마당에 심어져 있다. 안네는 1944년 2월 23일자 일기에서 “매일 아침 다락에 올라가 가슴 속 답답한 공기를 토해낸다. 내가 즐겨 앉는 마루 바닥에서 푸른 하늘과 벌거벗은 밤나무가 보인다. 가지에 맺힌 작은 빗방울이 은처럼 반짝인다”고 썼다. 또 “내가 살아있는 한 이것들을 볼 수 있고, 불행하지 않다”고 썼다.
이 밤나무는 수령 150년으로 암스테르담에선 가장 오래된 나무에 속한다. 그러나 곰팡이균으로 몸통의 절반 이상이 썩는 바람에, 작년 11월에 ‘소생 불가’ 판정을 받았다. 올 3월 암스테르담 시 당국은 “나무가 부러질 위험이 있어 공공 안전에 위협이 된다”며 이 나무의 소유자에게 “2년 안에 언제든지 베어내도 좋다”고 승인했다.
하지만 수목재단 등이 “이 나무는 안네에게 자유를 상징했다”며 나무를 베어내는 데 반대해, 암스테르담 행정 법원에 이의를 제기했다. 20일 암스테르담 행정 법원은 “내년 1월까지 소생 노력을 기울여보고 그때까지는 나무를 베어내지 말라”고 판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