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후보의 최측근인 김백준 전 서울메트로 감사를 조사하면서 김경준씨가 주장해온 ‘이면계약서’라는 것을 제시한 것으로 19일 알려졌다. 김씨는 이 후보와 김경준씨가 공동 창업한 LKe뱅크의 부회장이다.

김백준씨는 18일 오후 2시쯤 검찰에 자진 출두해서 19일 오전 5시까지 조사를 받았다. 이 후보측 관계자에 따르면, 검찰은 밤 12시가 넘자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 조사실에서 조사를 받던 김백준씨에게 김경준씨로부터 제출받은 ‘이면계약서’라는 것을 들이댔다고 한다. 김경준씨는 옆 조사실에서 조사를 받고 있었다.

검찰이 제시한 문제의 계약서는 2001년 2월 LKe뱅크와 A.M.Papas 사이에 맺어진 ‘주식매매관련 계약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LKe뱅크는 이 후보와 김경준씨가 동업했던 회사이며, A.M.Papas는 김경준씨가 미국에 세웠던 위장 회사다. 이 회사가 위장회사였다는 사실은 김경준씨가 미국으로 도피한 뒤인 2002년 금감원과 검찰 조사에서 밝혀졌다. LKe뱅크는 당시 지분의 53.3%를 A.M.Papas에 100억원에 넘기는 계약을 맺었다. ‘EBK증권중개’라는 회사를 만드는 과정에서 자본금을 조달하기 위해 보유 주식을 넘기는 대신 돈을 투자받는 계약이었다.

김씨는 지난 8월 한 언론 인터뷰에서 이 계약서의 표지와 서명 부분만 보여주며 “이 후보가 BBK의 지분 모두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증명할 자료다. 서울에 가서 검사에게 직접 넘기겠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이 후보측 나경원 대변인은 이날 “계약서를 아무리 살펴봐도 그런 것을 증명하는 내용은 전혀 없다”며 “지분과 관련해서 계약서에 있는 내용은 이 후보와 김경준씨의 LKe뱅크에 관한 지분을 A.M.Papas에 매도한다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검찰측은 김씨가 가져온 봉투에 그 외에는 특별한 것이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백준씨에 대한 검찰의 신문내용을 일문일답 형태로 재구성했다.

검찰=김경준이 BBK를 설립할 당시인 1999년부터 이 후보와 알았던 것 아닌가.

김백준=아니다. 2000년 1월에 처음 만났다.

검찰=당시 계약 내용을 보면 LKe뱅크나 EBK증권중개회사는 모두 이 후보와 김경준이 동업한 것으로 돼 있는데, BBK만 ‘이명박에게 개방 않는다’고 돼 있다. 이상하지 않은가.

김백준=오히려 그것이 BBK와 무관함을 증명하는 것 아니냐.

검찰=LKe뱅크에 이 후보가 투자한 돈 30억원의 출처를 댈 수 있느냐. 이 후보의 형과 처남이 대주주인 (주)다스가 190억원이란 거금을 BBK에 투자한 과정도 이상하다.

김백준=관련 자료를 전부 가져왔다. 공무원 재산등록 때도 신고했다.

검찰=2000년 5월에 이명박 후보의 BBK의 지배권을 인정하는 내용으로 정관이 변경된 적이 있지 않은가. BBK는 이 후보 소유 아닌가.

김백준=우리는 그런 사실을 전혀 몰랐다. 정관은 김경준이 위조한 것이다.

검찰=이 후보는 EBK증권중개라는 회사도 같이 만들려 했다. 두 사람이 모든 회사에 다 동업 관계였던 것 아닌가.

김백준=이런 업종에서는 이익을 내기 위한 사업모델상 증권중개회사가 필요했다. 그래서 만든 것이며, BBK는 이미 그 전에 김경준이 만들어 혼자 소유하고 있었기 때문에 우리에겐 “관심도 갖지 말라”고 했었다.

검찰=(문제의 이면계약서를 제시한 뒤) A.M.Papas라는 회사가 김경준이 불법으로 만든 회사라는 사실을 몰랐나.

김백준=몰랐다. 이 계약서는 단순한 주식매매계약서일 뿐 BBK 소유 문제와는 관련이 없는 문서 아닌가.

검찰=LKe뱅크에 대한 투자를 하나은행에서 유치할 때 권유한 사실이 있나.

김백준=이런 사업에 은행이 투자자로 참여하면 공신력이 높아질 것이라 판단했다. 하지만 투자품의서에 ‘LKe뱅크가 BBK 지분 전부를 소유하고 있다’는 내용은 그렇게 말한 적이 없다.

검찰=김경준이 옵셔널벤처스 주식을 매입하기 시작했을 때는 이 후보가 LKe뱅크를 동업하고 있을 때다.

김백준=전혀 몰랐다. 주식 허위 매매와 주가조작 사실은 문제가 터진 뒤에야 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