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2007년 연속 미 경제 격주간지 포브스지(誌)로부터 ‘전 세계 영향력 1위 여성’에 선정된 앙겔라 메르켈(Merkel) 독일 총리가 22일 취임 2주년을 맞는다. 하지만 그의 리더십은 현재 국내정치뿐 아니라, 그동안 최대 치적(治績)으로 평가받던 외교 정책에서도 비판에 시달리고 있다.
◆중국·러시아의 냉대=페르 슈타인브뤽(Steinbr�ck) 독일 재무장관의 다음달 중국 방문 일정은 최근 갑자기 취소됐다. 이유는 독일·중국 간 긴장이 높아지면서, 그의 일정이 중국측 요청으로 취소된 것이다. 지난 9월 메르켈 총리가 중국 정부의 박해를 받는 티베트 지도자 달라이 라마(Lama)를 만난 뒤로, 양국 사이는 껄끄러워졌다. 전임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는 이라크 전쟁을 주도한 미국에 맞서면서, 중국·러시아와 친밀한 사이를 유지했다. 이들 나라와의 '경제 외교'를 앞세우면서, 대신 인권 문제는 눈감아줬다.
메르켈 총리는 정반대였다. 중국·러시아에게 인권 외교를 앞세웠고, 사이가 멀어졌다. 국내 NGO단체나 여론의 지지는 높지만, 독일 기업인들은 “아시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중국 시장을 놓칠 수 있다”고 불만이다. 중국은 아시아에서 독일의 최대 무역 파트너다.
◆연정의 틈도 벌어져=재무부 장관의 방중(訪中)이 취소되자, 메르켈이 이끄는 중도우파의 기민당과 연정을 구성하는, 중도좌파 사민당의 프랑크 발터 슈타인마이어(Steinmeier) 외무장관이 정면으로 메르켈에 맞섰다. 그는 "중국과 좋은 관계를 회복하는 것이 독일의 최대 관심사"라고 말했다. 지난달 사민당 전당대회에서도 그는 "메르켈이 조용하게 실익을 챙기는 외교가 아니라, 뉴스의 헤드라인을 장식하는 것만 추구한다"고 노골적으로 비판했다.
연정 파트너인 사민당은 또 고령 실업자에 대한 수당 확대 등 반(反)개혁적 정책을 밀어붙이며 메르켈과 대립하고 있다. 메르켈 총리는 중도좌파 사민당과 손잡고, 지난 2년간 독일 대(大)연정을 이끌어 왔다. 그러나 좌·우파의 2년간 ‘밀월’은 끝나고, 남은 2년은 양당 간에 틈이 점점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사민당이 차기 총선을 ‘반(反)메르켈’ 전략으로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