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로 회복과 뛰어난 스퍼트 능력. 박태환(18·경기고) 특유의 장점이 그대로 드러났다.
월드컵 6차 대회가 열린 18일 독일 베를린의 SSE 수영장. 자유형 1500m 결선은 싱거웠다. 세계 상위권 선수들이 대부분 불참, 출전 선수가 다섯 명뿐이었다. 박태환의 훈련 파트너 박찬희(경기고)와 박영호(서울체고)도 기회를 잡았다. 초반부터 혼자 헤엄치며 페이스를 조절한 박태환은 14분34초39로 가장 먼저 터치 패드를 건드렸다. 개인 최고 기록(14분33초29)엔 1.1초 떨어지나 5차 대회(14분36초42)보다는 2초 이상 좋아졌다.
박태환은 1500m 경기가 끝나고 7분쯤 뒤 시상식에 반신수영복 차림으로 나와 금메달을 받은 뒤 곧바로 자유형 200m 결선에 나서 1분42초22로 들어왔다. 150m까지 독일의 파울 비더만에 0.42초 뒤졌으나 마지막 25m를 남기고 스퍼트, 비더만(1분42초39)을 오히려 0.17초 따돌렸다. 3차 대회 때 세웠던 본인의 최고 기록(1분43초38)도 1.16초 줄였다. 세계기록(1분41초10·이언 소프)엔 1초12 차이로 따라붙었다. 이번 시즌 랭킹으로는 세계 1위다.
자유형 400m의 성과도 돋보였다. 우승 기록(3분36초68)은 자신이 3차 대회(호주 시드니) 때 세웠던 개인 최고 기록(3분39초99)을 3초31 앞당긴 것. 호주의 그랜트 해킷이 2002년 작성한 현 세계 기록(3분34초58)엔 2.1초 차이로 접근했다.
박태환은 작년 12월 카타르 도하 아시안게임을 시작으로 2007세계선수권(3월), 일본국제대회(8월· 이상 50m 롱코스), 그리고 월드컵까지 자유형 400m에선 모두 1위를 했다.
아시안게임 전엔 고지대인 중국 쿤밍, 세계선수권 직전엔 괌과 호주, 일본국제대회 전엔 현지에서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이번 월드컵도 전지훈련을 겸해 하루 6500~1만2000m씩 물살을 가르며 몸을 만들었다. 훈련에 방해가 될 만한 ‘국내행사’가 없었을 때 더 집중력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