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가 복잡하거나 하염없이 답답할 때, 늦가을 스산한 바람에 괜스레 울적해질 때 로맨틱 코미디 영화로 마음을 달래주자. 미끈하지만 느끼하지 않고, 바람둥이 같지만 은근히 아내에게 충실한 워렌 비티가 주인공이라면, 약간의 촌스러움 정도는 용서해줄 수 있을 것 같다. 최근 미국영화협회(AFI) 평생공로상을 수상한 그의 옛 작품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닉슨 대통령이 재선되던 1970년대 초 어수선한 분위기를 마음껏 느낄 수 있는 ‘바람둥이 미용사’는 한글 제목 그대로 바람둥이 미용사 조지(워렌 비티)의 애정행각을 담았다. 친구인 재키와 매력적인 질 사이에서 방황하다 질과 함께 살지만 펠리샤와도 사귀게 된다. 대출을 받으려 펠리샤의 남편을 만나는데 그의 애인이 재키임을 알고 놀라게 된다. 원제는 Shampoo. 1975년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