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 '말괄량이 삐삐'.

어린이 1000명의 합창소리가 14일 스웨덴 남동부 빔메르뷔 마을에 울려 퍼졌다.

동화 ‘말괄량이 삐삐’로 유명한 스웨덴 아동문학 작가 아스트리드 린드그렌(Lindgren·1907~2002년)이 꼭 100년 전 이곳에서 태어난 것을 축하하는 행사였다. 이날에 맞춰 린드그렌 기념우표가 독일에서 발행되고 그의 이름을 딴 스톡홀름의 아동병원에 스웨덴 빅토리아 공주가 방문하는 등 스웨덴 주변이 온통 추모 열기에 휩싸였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삐삐’는 1945년 출간된 린드그렌의 동화 주인공. 가족 없이 동물들과 살며 학교에도 안 가고 매사에 삐딱하게 행동하는 고집불통 9살 소녀의 모습에 어른들은 불안해 했지만 어린이들은 열광했다. 이후 TV시리즈와 영화, 만화로 거듭 태어난 삐삐는 세계적인 인기를 모아 스웨덴을 대표하는 캐릭터가 됐다.

그런데 뜻 깊은 이날, 정작 그 후손들의 표정은 어두웠다고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이 보도했다. 러시아에서 멋대로 찍어낸 삐삐 동화책은 물론이고 중국제 삐삐 의상과 피부 크림, 독일제 삐삐 티셔츠, 이탈리아제 성인용 삐삐 인형 등 삐삐 캐릭터를 무단 도용한 온갖 해적 상품들이 전 세계에서 판을 치기 때문이다. 후손들은 이에 맞서 숱하게 송사(訟事)를 제기했지만 성과는 미미하다고 잡지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