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 사라 장(한국명 장영주·27)이 홀에 들어서자, 무대에 서 있던 아이들이 합창을 시작했다. ‘깜짝 노래선물’에 감격한 장씨는 환하게 웃으며 노래를 끝내고 장미꽃을 한 송이씩 건네는 아이들의 뺨을 쓰다듬었다. “고마워요. 아아, 제가 막 떨리네요. 정말 고마워요.”

장씨는 13일 오후 서울 동작구 본동 노량진교회 3층 홀에서 서울지역의 초등학생 12명을 만났다. 새로 발매한 비발디 교향곡 ‘사계’ 음반 홍보를 위해 내한한 그는 “바이올린을 배우는 아이들을 만나고 싶다”고 했고, 구호단체인 ‘기아대책’을 통해 조선일보 ‘스쿨 업그레이드, 학교를 풍요롭게’ 캠페인과 연결됐다. 장씨와 만난 아이들은 지역아동센터 ‘행복한 홈스쿨’에서 대기업의 후원을 받아 바이올린을 배워왔다.

아이들 합창에 이어 장씨의 ‘특별 레슨’ 시간. 아이들은 장씨 앞에서 비숍의 ‘즐거운 나의 집’을 연주했다. 음이 틀리기도 하고 ‘끼익’ 하는 소리도 났지만, 장씨는 연방 “굿(Good)! 굿! 정말 잘하네요”라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이상수(9)군에게 다가간 장씨가 “바이올린을 좀 더 올리고 활을 끝까지 내리세요”라며 함께 활을 잡고 힘차게 내렸다. 바이올린에서 모두들 깜짝 놀랄 만큼 큰 소리가 울려 퍼졌다. “와아아!” 아이들의 탄성이 터졌다. 얼굴이 빨개진 이군이 쑥스럽게 웃었다.

장씨는 연주회를 여는 곳이면 세계 어느 도시든 시간을 내서 꼭 인근 학교를 찾아간다. 바이올린을 배우는 아이들을 직접 만나고 가르쳐주기 위해서다. “몇 년 전 부산 소년의 집에 갔을 때, 그곳 아이들이 오케스트라 연주를 했어요. 잘하기도 했지만 음악을 즐기는 모습에 감명 받았죠. 그 후로 아이들과 함께할 수 있다면 어디든 가려고 해요.”

장씨는 “세계 어느 나라에서든 음악은 사람들을 통하게 해주는 유일한 수단”이라고 했다. “형편이 어려워지면 부모가 제일 먼저 중단해버리는 게 자녀들에 대한 음악레슨이잖아요. 음악은 아이들의 정서교육을 위해 꼭 필요한 건데….” 장씨는 “조선일보 스쿨업 캠페인에 참여키로 했으니 다음 기회에는 또 다른 학교를 찾아가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모인 아이들이 바이올린을 배운 것은 작년 1월부터다. 그렇지만 초등학교를 졸업한 뒤에도 계속 배울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행복한 홈스쿨’은 초등학생만 대상으로 하는 아동센터이기 때문이다. 최지은(12)양은 “바이올린을 켜면 기분이 좋아지고 마음도 뻥 뚫려 꼭 구름 위를 걷는 것 같다”고 했다. 최양은 그러나 “이제 중학교에 진학하면 악기와 레슨비 지원을 못 받기 때문에 바이올린을 그만둬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장씨는 이런 아이들의 사연을 듣고 안타까워했다. “음악은 절대로 사치스러운 게 아니에요. 저는 지금도 어떤 음악을 들으면, ‘아, 이 음악을 처음 들었을 때 내가 세 살이었고 엄마는 요리를 하고 있었지’ 하고 옛 추억을 떠올리게 돼요. 어릴수록 더 많은 음악을 접하는 것이 중요하지요.”

짧은 레슨을 마친 뒤 이번엔 장씨와 아이들이 함께 ‘즐거운 나의 집’을 연주했다. 장씨의 새 음반에 사인을 받은 김소연(12)양은 “저도 사라 언니처럼 훌륭한 바이올리니스트가 돼서 아이들에게 바이올린을 가르쳐주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