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올리니스트 김남윤 교수(한국예술종합학교)의 교수실 문을 열면 벽면에 커다란 액자가 보인다. “하루 연습을 거르면 자신이 알고, 이틀을 빠지면 비평가가 알며, 사흘을 안 하면 청중이 안다”는 글귀다. 학생들이 방문을 열고 들어오다가 보고서 깜짝깜짝 놀란다고 했다.

학생들에 대한 훈계인지 묻자 “ ‘반성해라 남윤아’라는 뜻으로 하루에도 몇 번씩 쳐다본다”고 답했다.

‘한국 바이올린의 대모’로 불리는 김 교수는 자신이 자주 듣는 말 가운데 3가지 오해가 있다고 했다. “욕심 좀 그만 부리고 쉬엄쉬엄 하세요” “한국 바이올린계를 독식(獨食)하려 한다” “아이들을 지나치게 콩쿠르로 내몬다”는 말이다. 김지연·이경선·김현아·백주영·권혁주 등 내로라하는 간판급 바이올리니스트들이 모두 그의 제자이니 오해를 살 법도 하다. 하지만 김 교수는 “배우기 위해 찾아오는 학생들 중에서 정말 잘하겠다는 의지와 가능성이 있는 아이들을 받아들일 뿐이며 사실상 세계 무대에 내보낼 길이 콩쿠르밖에 없기 때문에 그 힘들고 좁은 길로 보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도 학생들이 연습이나 준비를 제대로 안 해오면 욕을 바가지로 하고 내쫓기도 한다고 했다. “연주에도 마음가짐과 몸가짐은 그대로 배어 나와요. 혀 짧은 소리로 발음하거나 신발을 찍찍 끌어도 잔소리하고…. 때로는 제가 가르치는 소리가 엘리베이터에서도 들린답디다. 예전엔 목소리도 괜찮고 노래도 곧잘 했는데 다 쉬었지….”

27세에 경희대 교수로 초청받고 귀국한 뒤 올해로 만 30년이다. “유럽에서 1년 여간 연주 생활을 계속했는데, 여자 아이 혼자서 짐 싸고 호텔을 옮기고 돌아다니는 것이 너무나 외롭고 힘들었어요. 그래서인지 세계 무대에서 계속 연주하고 있는 정경화씨를 존경해요.”

김 교수는 오는 17일과 다음 달 두 차례에 걸쳐 열리는 ‘마이 라이프, 마이 뮤직’ 콘서트에서 오랜 기간 호흡을 맞췄던 피아니스트 이경숙·강충모 교수와 함께 모차르트와 베토벤의 바이올린 소나타를 연주하고, 제자들과 함께 바이올린 100대로 크리스마스 캐럴 등을 들려줄 예정이다. 그는 “강하기만 해도 안 되겠지만, 강하지 않으면 클 수가 없다. 세계 무대에서 연주할 내 아이들을 약하게 키우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11월 17일, 12월15일 오후8시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 (02)580-1300